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발언, 국제사회에 사실상의 동맹인 굳건한 중러 관계를 재확인해 주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을 방문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위원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왕 위원은 중국 외교의 사령탑으로 불리는 최고위급 외교 인사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리고 있으며 양국은 이미 이에 대해 합의했다”고 공개했다. 수개월 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적 이슈’를 처리하고 나면 개인적 만남을 진행할 것”이라고 귀띔했는데, 이는 내달 예정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4월 또는 5월에 러시아 방문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와 중국 간 관계에 대해 모든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양국은 새로운 영역에 다다랐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이 성사된다면 이는 지난 2019년 6월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이뤄진 국빈 방문 이후 처음이다. 다만 러시아 방문이 오랜만일 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최근에도 직접 만남을 가져왔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지난해 2월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만나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제한 없는’ 파트너십”이라는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9월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지고 미국과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대항하는 새로운 다극적 세계질서 형성을 다짐했다.
왕 위원 또한 이번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다극적 세계질서를 언급했다. 왕 위원은 “양국은 국제관계에서 다극화와 민주화를 함께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노력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데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당국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평화 협상’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국 당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등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경우 미중 관계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국가 협의체 정상회의 연설에서 나토 헌장 5조를 거론하며 “미국은 말 그대로 나토의 모든 영토를 방어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나토 헌장 5조는 집단 방위 조항으로, 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공동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