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스파이로 활동해 온 중국인에게 미국 법원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9월 27일 미국 연방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중국 국적 유학생 지차오쿤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지차오쿤의 혐의는 중국 정부 대리인으로서 미국 내 불법 행위를 한 것이다.
시카고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2주간의 공판에서 미국 법무부와 연방 검찰이 제시한 증거들을 기반으로 지차오쿤이 미국 법무부에 사전 등록하지 않고 외국 정부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혐의, 중국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 혐의, 미군에 허위 진술을 한 혐의 등 3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미국 연방 법무부는 “지차오쿤이 중국 정보기관 국가안전부(國家安全部)를 위해 일했으며 중국 정보당국을 대신하여 항공우주·인공위성 관련 첨단 기술 분야 중국계 엔지니어·과학자들을 스카우트 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그가 사전 등록 없이 중국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혐의에 대해 최대 징역 10년형, 음모, 거짓 진술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시카고 지역 일간지 ‘시카코트리뷴’은 “유죄 확정 후 복역을 모두 마친 후 지차오쿤은 중국으로 추방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차오쿤은 2013년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기술대학(IIT) 대학원에 유학 오기 직전 중국 국가안전부 포섭 대상이 됐으며 겨울 방학을 이용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국가안전부 지역 조직 장쑤성 국가안전청 고위 간부와 만나 6000 달러(약 860만 원)를 지원금으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차오쿤은 시카고로 돌아와 장쑤성 국가안전청이 포섭할 만한 과학 분야 인재 8명에 대한 신상 정보를 수집·제공했다. 신상 정보 수집 대상자들은 중국·대만 출신 엔지니어·과학자들이다. 8명 중 7명은 미국 방위산업체에 근무하고 있었다.
미국 연방 법무부는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장쑤성 국가안전청이 미국 기업들이 개발 중이던 첨단 항공우주·인공위성 기술에 접근하기 얻기 위해 이 일을 모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죄 평결을 받은 지차오쿤은 일리노이기술대학에서 2015년 전기 공학 석사 학위 취득 후 2016년 미군 외국인 특기자 모병 프로그램(MAVNI)을 통해 미 육군에 지원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 검찰은 지차오쿤이 지원서에 “최근 7년간 외국 정부와 접촉한 일이 없다.”고 허위 진술했으며 국방부 소속 육군 장성과의 인터뷰에서도 “외국 정보 당국과의 관계 및 접촉 사실 등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보당국의 스파이로 활동하던 지차오쿤은 지난 2018년 9월, 방위산업체 직원들의 신상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해 중국 정보당국에 제공한 혐의로 체포·수감됐으며 4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선고공판은 내년 1월 17일으로 예정됐다.
지차오쿤을 포섭한 중국 국가안전부는 1983년 중국공산당 중앙조사부, 국무원 공안부, 정치보위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전(統戰)부 등 중국공산당 및 중앙정부 산하 유관 기관을 통합해 설립됐다. 국가안전부는 중국공산당중앙정치위원회·중앙국가안전위원회의 통제를 받는다.
국가안전부는 부장 1인, 부(副)부장 4인 예하에 1청, 2실, 2부, 20국의 내부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심문과 사찰 등을 담당하는 제1국(기요국)을 필두로 국제정보국, 정경(정치·경제)정보국, 대만·홍콩·마카오국, 정보분석통보국, 반간첩정보국, 사회조사국, 과학기술국, 기업국, 반테러국 등이 있다.
직속기관으로는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국제관계학원, 장난(江南)사회학원을 두고 있으며 지방 조직으로 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 등 4개 직할시에 국가안전국, 허베이(河北) 등 28개 성(省)·자치구에 국가안전청이 있다. 지차오쿤을 직접 관할한 장쑤성 국가안전청은 국가안전부의 중국 국내 지부(支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