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윤 대통령 발언 보도, 국익 저해”…MBC “절제한 것”

한동훈
2022년 09월 24일 오전 8:08 업데이트: 2022년 09월 24일 오후 2:10
P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이 논란이 된 가운데, 보수우파 시민단체들이 국익 차원에서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새로운민심(새민연), 공정희망연대 등 16개 단체 회원들은 23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MBC를 비롯해 언론 매체의 윤 대통령 비판 보도를 규탄했다.

이들은 MBC가 대통령의 사적인 대화를 방송에 내보내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훼손했다며 “즉각 왜곡 방송을 멈추고 공영방송의 본분을 지켜 공정보도하라”고 촉구했다.

‘공영방송 바로세우기 실천연대'(가칭)는 성명을 통해 이번 보도를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폄하하는 국익 자해행위”, “사사건건 국정 발목잡기 행태”라고 규탄했다.

앞서 지난 21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으며, 회의를 마치고 바이든 대통령과 잠시 환담한 뒤 회의장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주변에 있던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비속어가 섞인 말을 건넸고, 이 장면은 주변 소음과 함께 취재진 카메라에 담겨 22일 ‘MBC 뉴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초 공개됐다.

곧이어 KBS, SBS, YTN 등 주요 언론과 유튜브 채널들이 이 소식을 보도했고, 신문사에서도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종편 시사 프로그램과 라디오 역시 이를 주요 이슈로 다뤘다.

한국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도 이 사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신마다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정확한 번역은 다소 차이를 나타냈지만 대체로 비속어 혹은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됐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윤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 내용을 자체 검증하지 못했다며 중립적 입장을 지켰다.

한국 노컷뉴스는 워싱턴포스트(WP)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인용해, 미국인들이 윤 대통령 발언에 열광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뭐가 문제인가, 그(윤 대통령)는 전적으로 옳다”, “윤 대통령의 적절한 발언을 축하한다”는 댓글을 소개했다.

에포크타임스가 확인한 한 댓글에는 “한국 지도자들을 포함해 미국의 동맹국들이 명백한 진실을 정직하게 말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적혀 있었다.

워싱턴포스트 뉴스 댓글 | 화면 캡처

대통령실은 22일 윤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한국 야당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들은 박진 장관은 외교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 “대통령의 사적 발언이 정치적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건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새민연 등 보수단체들은 ‘누워서 침 뱉기’라고 지적했다.

이순임 전 MBC 공정방송노조위원장은 규탄사를 통해 “MBC 박성제 사장은 이번 왜곡 편파 보도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MBC는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며 왜곡 보도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