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허브’ 선전 44%↓…“코로나 봉쇄에” 中 지방정부 재정 악화

김정희
2022년 05월 16일 오후 7:41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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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시 당국 “세금 환급·유예 등 지원정책 때문”
기업가·전문가 “코로나19 봉쇄 영향 반영된 것”

상하이 봉쇄 충격이 본격 반영된 4월 중국 주요 도시 지방정부 재정수익이 전년 동월 대비 평균 30% 이상 하락했다. 중국 경제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지방정부 채무에 또 한 번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지방당국 발표에 따르면, 1인당 소득이 중국 내 3위인 선전시는 4월 재정수입은 255억3천만 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 하락했다. 앞선 3개월 평균(351억5천만 위안)과 비교하면 100억 위안 가까이 빠졌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4를 차지하는 장강 삼각주에서는 쑤저우(蘇州)가 전년 동월 대비 54.9%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난징(南京), 항저우(杭州), 닝보(寧波)시 역시 각각 49.6%, 37%, 36.1% 하락하며 30% 이상을 기록했다.

선전시 재정국은 수입 감소와 관련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영세 제조업체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과 세금 유예 조치 등 중앙정부 지시에 따른 지원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전의 한 기업 임원 장(章)모씨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봉쇄와 글로벌 수요 감소, 인도 및 아세안 국가들로의 공장 이전 등으로 세금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와 소득세(개인·기업)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씨는 “최근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와 인도의 수출량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선전시가 수주하던 물량이 많이 그쪽으로 빠져나갔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정보통신(IT) 기업 규제도 선전의 재정수입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했다”고 말했다.

선전은 중국의 정보통신(IT) 기술 허브 도시로 불린다. 텅쉰, 바이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등 중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작년부터 이어진 중앙정부의 규제로 인한 손실에 대량 감원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어 전반적인 제조업 불황에 부동산 불경기가 겹치며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진 데다 봉쇄로 인해 식료품 소비마저 위축되면서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감소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장씨는 관측했다.

정작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봉쇄 충격 진원지’인 상하이시의 4월 재정 보고서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다만, 개별적으로 재정 보고서를 발표한 상하이 쉬후이구(徐匯區 )의 경우, 4월 재정 수익이 전년 동월 대비 35.72% 감소해 선전 등 주요 도시와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또한 상하이시 재정국은 16일 방역 인력과 물자 확보를 위해 654억8천만 위안(약 12조4천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의 우자룽(吳嘉隆) AIA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발행만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면서 “방역에 필요한 인력과 물자, 안정 유지를 위한 지출은 늘어나지만 재정 수입은 줄어들고 있어 재정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 수입 감소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경제 경색 외에 부동산 경기 침체를 꼽았다.

중국 지방정부는 GDP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개발에 힘입어 성장을 유지해왔으나, 작년 하반기 헝다그룹 부도 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계속 하락해, 재정 수입에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 수익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 사용권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부동산 경기는 하락을 거듭했다. 1~4월 매출 200억 위안 이상인 대형 부동산 업체 24곳 중 23곳의 4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으며, 이 중 18개 업체의 매출이 반토막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