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아파트 울린 비명소리에 7층까지 다 뒤져 심폐소생술로 주민 살린 경찰관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르는 시민을 찾기 위해 아파트 7층을 모조리 뒤져 생명을 구한 경찰이 있다.
지난 6월 4일 오후 9시쯤 울산 북부경찰서 농소1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김영경 경위(34)는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자꾸 주변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데 어딘지 모르겠다”라고 한 것.
김 경위는 동료 3명과 함께 해당 아파트로 출동했다.
이들은 정확히 어느 집에서 나는 비명인지 알 수가 없어 신고자 집을 중심으로 두 조로 나눠 찾아보기로 했다.
이들은 두 조로 나눠 한 층씩 올라가며 소리가 나는 집을 찾기 시작했다.
김 경위 등은 1층부터 살폈고 그렇게 7층에 다다랐을 때 고함이 가깝게 들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소리가 나는 집을 찾아 “경찰이다”며 문을 두드렸다.
그때 50대 여성이 울면서 문을 연 뒤 “남편이 쓰러졌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고 했다.

즉시 집 안으로 들어간 김 경위는 쓰러진 남성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몇 분 뒤 쓰러졌던 남성이 숨을 쉬기 시작했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남성은 고혈압으로 심정지가 와 쓰러졌던 것으로 파악됐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쓰러진 남성의 아내는 “남편이 쓰러지자 당황한 나머지 119에 미처 신고할 생각을 못 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 경위는 “7층까지 뛰어 올라가 힘이 빠진 데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했다”며 “쓰러진 분이 숨을 쉬자마자 안도했다”고 털어놨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5일 올해 울산 오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기획된 탑폴리스(Top-Police)에 김 경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탑폴리스는 시민에게 최고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한 경찰관을 시민평가단이 선발하다.
김 경위는 2886명의 문자투표 결과 최종후보 6인 중 총 46%의 득표율로 최종 선발됐다.
그동안 김 경위가 다방면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점도 돋보였다.

올해 김 경위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3명을 구속시키고 절도·협박·음주운전·마약사범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자를 잇따라 검거했다.
지난 8월에는 흉기를 든 자살 의심자를 제압해 곧바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김 경위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경찰관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탑폴리스 시상식은 오는 21일 경찰의날 기념식과 겸해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