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내 인기가 여전하다.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와 워싱턴타임스가 17~23일(현지시간) 참석자 1007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4%) 순으로 큰 격차를 나타냈다.
드산티스 주지사와 노엄 주지사는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후보자 사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여전히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가 차기 대선에 재출마하기 원한다’는 답변은 68%에 달했다. ‘재출마를 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5%, ‘잘 모르겠다’는 17%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어떤 후보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는 드산티스 주지사가 1위(43%)를 차지했다. 그 뒤로 노엄 주지사(11%),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8%) 등이었다.
응답자 97%는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에 동의한다고 했고, 87%는 강하게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위원인 짐 맥러플린은 “보수 운동 역사상 이 대통령(트럼프)처럼 지지를 받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맥러플린은 트럼프가 대통령이건 후보이건 그의 존재가 풀뿌리 보수주의 운동과 공화당의 기반 등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봤다.
트럼프가 주창해온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어젠다에 대한 지지율도 높았다.
응답자 95%는 ‘공화당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를 이어가기 바란다’고 답했다. 단 3%의 응답자만 ‘어젠다의 방향을 전환하기 원하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공화당이 트럼프와의 관계를 두고 고심하는 가운데 나왔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공화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와의 거리두기를 주장한 반면, 대다수 의원은 그의 영향력을 인정하며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를 지지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CPAC 행사 마지막 날인 28일 연사로 나서기 전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퇴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연설에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이 끝나려면 멀었다”면서 “(미국의 보수는) 승리할 것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해지고 위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 모두 바이든 행정부가 나빠지리란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많이 나빠질지, 이렇게 많이 멀리 갈지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그는) 현대 역사상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처참한 첫 달을 보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빅테크 기업들의 검열과 중국 공산당 정권, 사회주의 등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