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층의 별궁이자 피난처로 알려진 위취안산(玉泉山)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베이징시 반 이상이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별궁으로 불리는 위취안산도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홍콩 언론들은 고위층 집단거주지 중난하이(中南海)의 안전성을 믿지 못한 일부 지도부 인사가 이미 위치안산으로 대피한 상태라고 전했다.
베이징에서는 전시상태에 준하는 비상체제를 선언했다.
이달 11일 시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新發地) 시장발 집단 감염이 발생해 5일 동안 100여 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시 당국은 9개 구를 대상으로 폐쇄식 관리에 들어갔고, 시내 농산물 시장 8곳을 폐쇄했다. 또 아파트 등 집단 거주단지 30곳을 폐쇄하고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확진자가 랴오닝성과 쓰촨성, 허베이성으로 번지면서 외부로의 이동을 철저히 차단했다. 사실상 시 전체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 “이번 사태가 예상외로 심각하다”며 “진원지인 신파디 시장의 규모가 커서 직간접 접촉자가 20만 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14일 추가 확진자 36명 중 3명이 위취안산과 멀지 않은 하이뎬구 위취안둥(玉泉東) 시장에서 나왔다.
하이뎬구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3일 “위취안둥 시장에서 1명의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무증상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무증상 감염자들이 전파 경로에 들어 있으면 추적이 아예 불가능하다.
위취안동 시장은 위취안산까지 14.3km로 차량 이동 20분 거리다. 이로 인해 당국 관계자들의 심리적 부담은 막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15일 브리핑에서 “위취안둥 시장과 주변 지역은 이미 봉쇄식 관리를 시작했고 관련 지역은 전시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시장 인근 우커쑹(五棵松) 쓰환 도로 입구에는 경찰차가 대거 등장해 단속에 나섰다.
베이징시 서쪽 외곽에 위치한 위취안산은 우한 폐렴 발병 직후 바이러스에 노출될 것을 우려한 중공 지도부들이 피신한 장소로 공공연히 알려졌다.
이곳에는 중국 지도자들을 위한 사무공간이나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다. 또한 당정 최고 관료들의 먹거리를 재배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곳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4월 홍콩 명보는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들이 전염병을 피해 집무실을 중난하이에서 베이징 서북쪽 교외 위취안산으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4월 18일에는 중국 작가 라오덩이 중국 공산당 내부 소식을 인용해 “베이징시의 전염병 통제는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위층은 전시 상황처럼 시가지에서 철수해 베이징 서산으로 옮겨갔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지난 15일 위치안둥(玉泉東) 시장 도로를 점령한 경찰차량
지난 15일 위치안둥(玉泉東) 시장 도로를 점령한 경찰차량. pic.twitter.com/MF3iY5AjoJ
— xiaoxing (@xiaoxin11786630) June 16, 2020
다수의 중화권 네티즌들은 고위 관료들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며 비난했지만, 이들의 피신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2월 10일 베이징이 봉쇄령을 최초로 선포한 당시 후베이, 베이징 중난하이를 비롯한 곳곳에서 고위 관료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베이징 푸싱(復興) 병원에는 별도의 공산당 고위관리 병동도 설치됐다.
병동에는 45개 기관의 국급(局級·국장급), 부급(部級·차장급) 간부와 5000여 명의 의료 보건 종사자가 있다. 또 간부보건과에는 고위관리를 위한 4개 진찰실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많은 의사들은 고위 관리들의 자제로 알려졌다.
푸싱 병원은 공산당 지도자들의 집단 거주지인 중난하이에서 불과 3500m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로 단 7분 거리다.
당국도 당시 재정부 산하 기관에서 이미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에는 중공 국무원 참사실의 왕중웨이(王仲偉) 당서기 겸 주임이 감염돼 긴급 격리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례와 현 상황을 근거로 중난하이가 이미 바이러스에 뚫렸으며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감염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