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세계 각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교수단체가 규탄 성명을 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정교모)은 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 보안법 제정을 반대했다.
정교모 공동대표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 전인대의 홍콩 보안입법에 관한 결정은 반(反)인권·반민주·반문명의 행위임을 규탄하고 법제화를 반대한다”고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날 성명서는 한국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알린다는 취지로 한글에 이어 영문, 중문, 일문 순으로 발표됐다.
홍콩 보안법은 국가권력 전복, 내란 선동, 테러 활동, 외부 세력과의 공모 행위 금지·처벌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법이 발효되면 중공 정보기관이 홍콩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중공 공안부가 직접 홍콩 경찰을 지휘할 수도 있다.
정교모 소속 교수들은 홍콩 보안법 전문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이 법이 홍콩의 미니헌법인 ‘기본법’ 제2조 ‘주민의 기본 권리와 의무’ 조항과 제28조 ‘홍콩 주민의 인신의 자유는 침범받지 아니한다’ 등의 조항과 정면 배치된다고 밝혔다.
또한 홍콩 보안법이 홍콩인의 인권을 말살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서 보장한 민주주의를 파괴함으로써 중공의 독재를 강화하는 ‘중공 보호법’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홍콩 보안법은 지난 5월 28일 중공 의회격인 전인대를 통과했으며, 이달 중 전인대 상무위원회 심사를 통해 법률로 제정된다. 이후 홍콩 정부를 통해 공포된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997년부터 홍콩 정부를 통해 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으나, 홍콩인들의 격렬한 반대로 지금까지 목적을 이루지 못하다가 전인대에서 직접 제정하는 방안을 강행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주한 중공 대사관은 홍콩 보안법에 관한 내용을 한국 외교부에 공유했으며 사실상 지지를 요청한 상태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교모 교수들은 “중국이 전체주의 체제를 주변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이를 잘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가 중국과 한배를 탄 것처럼 (국제사회에) 비칠 수 있다”고 중공의 홍콩 보안법 제정에 침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교모는 당파를 초월해 대한민국 헌법과 양심에 따른 사회정의 및 윤리 정립을 추구하는 단체다. 전국 377개 대학 전·현직 교수 6천여 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