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몽골 학교서 만다린어 의무화…‘문화·정체성 상실 우려’ 확산

중국 당국이 내몽골 자치구 전역의 학교 교육 과정에서 표준 중국어인 만다린어를 주된 수업 언어로 의무화하는 전면적인 언어 정책 전환을 시행했다. 일부 몽골족 주민들은 언어와 문화,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에포크타임스에 최근 밝히며 깊은 불안을 토로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당국의 보복을 두려워해 모두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돼 현재 전면 시행된 새 규정에 따르면 수학·역사·정치 등 대부분의 과목을 만다린으로 가르쳐야 하며 몽골어 과목은 한 과목만 개설돼 있다.
자신들의 모국어로 해당 과목을 가르쳐오던 몽골족 교사들은 만다린으로 수업하기 위해 재교육을 받거나 다른 부서로 전보되고 있다.
“저는 10년 넘게 몽골어로 수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부터는 전적으로 만다린으로만 수업해야 했다. 연수 과정이 너무 급히 진행돼 많은 교사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을 따라가는 일이 우리보다 더 힘들다.” 현지 초등학교 교사 사렌은 중국어판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르도스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교사 나렌고와는 언어 전환 이후 학업 성취도가 뛰어났던 학생들의 성적이 갑작스럽게 하락하는 현상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 중 한 명은 3학년 학생인데 만다린으로 수업이 전환되기 전까지는 수학을 잘했다고 전했다.
“부모님은 그 아이가 공부를 게을리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문화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만다린으로 된 국가 교과서를 사용한다면 우리 모국어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언어가 사라지면 우리의 민족 정체성도 함께 없어질 것이다.” 후룬부이르 출신 학부모 아드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게 가장 두렵다. 우리 아이들과 몽골 민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와 함께 몽골족 공무원들은 이제 모든 공공 행사에서 만다린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우리끼리 있을 때조차 몽골어를 말하기가 두렵다.” 한 현지 공무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이렇게 밝혔다. “사람들이 우리를 뒤떨어졌거나 무능하다고 생각할까 걱정된다.”
일부 학교에서는 한족과 몽골족 교사를 섞어 교무실을 운영하며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 교사는 이 방침이 갈등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료 한 명이 교무실에서 몽골어를 쓰지 말라고 했다. 제 직장에서마저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다.” 당국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으로 에포크타임스 인터뷰에 응한 한 교사의 말이다.
오랜 문화 동화 시도
이번 언어 정책은 중국 공산당이 수십 년간 추진해 온 소수민족 동화 캠페인의 최신 사례다.
공산당은 신장과 티베트 등 비(非)한족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만다린 전용’ 교육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이는 각국 의원과 인권단체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불러왔다.
올해 1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남몽골 인권정책법(Southern Mongolian Human Rights Policy Act)’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특히 몽골어 교육권을 포함해 중국 내 몽골족의 언어 및 문화적 권리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 아이들이 집에 오면 오직 만다린으로만 말한다.” 실링골에 사는 한 아버지는 보복을 우려해 익명으로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했다.
“이제 아이들은 몽골어를 쓸 줄도 모르고 말하려 하지도 않는다. 집에서 몽골어를 쓰려고 노력하지만 학교 환경이 너무 강력하다.”
“우리는 아이들이 만다린을 배우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모국어를 희생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베이징의 언어 정책 1단계가 2020년 처음 시행됐을 때 광범위한 항의가 일어났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았고 유목민들은 시위를 조직했으며 교사들은 지침 따르기를 거부했다.
당국은 이에 감시와 체포, 검열로 대응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의 온라인 토론은 신속히 삭제됐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그 후 몇 년간 국가 통제가 강화되면서 많은 부모가 자녀의 미래에 불이익이 미칠 것을 두려워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2020년 9월 10일 중국 내몽골 북부 톤랴오의 한 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대기하고 있다. ⎟ Noel Celis/AFP via Getty Images
“5년 전, 사람들은 파업을 벌이고 자녀를 학교에서 빼내며 정부에 청원을 제출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몽골 활동가 바올러리마는 최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찰은 많은 사람을 체포했다. 우리도 해외에서 시위를 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몽골인들은 전통적으로 유목민이기 때문에 특히 말과 관련해 풍부한 어휘를 발전시켜 왔다.
그들은 말의 품종, 색, 무늬, 성격, 행동을 구분하는 다양한 용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말이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반영한다.
또한 몽골어에는 풍경, 날씨 패턴, 동물 행동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단어들이 포함돼 있다. 이는 수세기 동안 그들의 터전이었던 거친 초원과 사막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지식이다.
많은 몽골인에게 언어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생존, 존엄성을 위한 싸움이기도 하다.
“몽골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다.” 학부모 아드마는 말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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