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화장실서 스마트폰 사용, 치질 위험 50% 높인다

2025년 09월 14일 오전 7:53
Butsaya/ShutterstockButsaya/Shutterstock

화장실은 전통적으로 가벼운 독서를 하거나 바쁜 사람들이 잠시 ‘나홀로 시간’을 갖는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화장실에서 신문을 읽던 습관이 스마트폰 사용으로 바뀌면서, 이 오래된 습관이 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의료 전문가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경고가 실제 데이터로 입증됐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습관은 치질 발병 위험을 높이며,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자는 치질에 걸릴 확률이 약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인 비앙카 이슬람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 이 연구 결과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사소해 보이는 일상 습관도 실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치질 위험, 그 물리학적 원인

전문가들은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습관이 치질 발병의 완벽한 조건을 만든다고 지적한다.

의자에 앉는 것과 달리 변기 위에 앉아 있을 때는 골반저근이 지탱되지 않아 직장 혈관에 더 큰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이다.

미국소화기학회(AGA) 대변인 신시아 차이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장 정맥에 장시간 압력이 가해지고, 그 자세로 인해 혈류가 증가하면 직장 정맥이 부풀어 올라 치질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 중 37%가 화장실에서 5분 이상 시간을 보낸 반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단 7%만이 5분 이상 머물렀다” 가장 흔한 스마트폰 사용 목적은 뉴스와 SNS 검색이었다.

연구는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생활 습관과 화장실 습관을 조사한 뒤, 참가자들의 치질 여부를 확인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66%가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46%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치질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박사는 “과거에는 화장실에서 신문을 읽는 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수년간 임상 현장에서 관찰해 온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에서는 변기에 앉아 힘을 주는 행위가 치질 위험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과거 일부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다.

잘못된 습관과 결별하기

연구진은 치질 위험을 줄이려면 스마트폰을 화장실 밖에 두고, 변기 사용 시간을 몇 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트리샤 파스리차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장실에서 오래 머문다면 그 이유를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한다”며 “정말 배변이 어려워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데 집중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신시아 차이 박사는 “스마트폰 앱은 사용자가 계속 몰입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 때문에 화장실에서 불필요하게 오래 머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변이 5분 안에 이뤄지지 않으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치질 예방을 위해서는 변을 부드럽게 유지하고 변비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충분한 식이섬유 및 수분 섭취,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를 피해야 하며, 장시간 앉아 있거나 단단한 바닥 위에 오래 서 있는 습관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박사는 “환자들에게 하는 조언은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을 짧게 하고, 전반적으로 건강한 배변 습관을 기르는 데 집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