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파도가 부르는 곳…온타리오 호수의 추억

이 위대한 호수는 자연이 빚어낸 가장 고요하면서도 매혹적인 걸작 중 하나다.
휴런호는 구르고, 수피리어호는 노래한다.
얼음 같은 물의 궁전에서.
미시간호는 젊은이의 꿈처럼 김을 내뿜고, 섬과 만은 사냥꾼들 차지다.
그리고 그 아래 온타리오호는 이리호가 보내오는 물을 받아낸다.
— 고든 라이트풋, 「에드먼드 피츠제럴드호의 난파」(1976)
포플러(Poplar)와 야생 사과나무 숲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 길은 그 자체가 여정의 정점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더 위대한 장관으로 가는 전주곡에 불과하다.
부드럽고 목가적인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눈부신 푸른빛의 온타리오(Ontario)호가 불현듯 눈앞에 펼쳐진다. 수평선이 하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왜 물이 육지로 쏟아져 들어오지 않는지 의아할 정도다. 과학자들은 아마 지구의 곡률, 대기 굴절, 혹은 규모의 착시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런 설명이 아니라,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감탄사를 터뜨릴 만큼 압도적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호수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자랐지만, 그 장엄한 풍경—해안선을 따라 반복되는 그 장면—은 여전히 나를 매혹시킨다. 아마 부모님이 매번 호수를 찾을 때마다 그것을 하나의 특별한 의식처럼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기쁨으로 맞이하고, 경건하게 바라보며, 우리에게 물의 소중함을 새겨 주었다.
“호수 나온다! 잘 봐라!” 하고 부모님은 호수가 눈앞에 나타나기 직전에 늘 일러주셨다. “와!” 우리 형제들 중 한 명이 숨을 죽이며 말했다. “오늘은 정말 아름답네.” 또 다른 아이가 덧붙였다.
그러고는 꼭 맞는 자리를 찾은 뒤, 부모님은 호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마치 새끼 오리들에게 물의 의미를 가르치듯 서 계셨다.

페어헤이븐 비치 주립공원은 뉴욕주 스털링에 있으며, 온타리오호를 내려다보는 모래사장과 경치 좋은 절벽이 있다 | Matt Champlin/Getty Images
맑은 날이든 궂은 날이든, 호숫가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차에서 내리거나 걸어서 와서, 마치 내륙의 바다에 안기는 듯한 위안을 얻으려 했다. 내 형제 중 한 명은 그 풍경을 분석적으로 설명했는데, “포도주잔 가장자리에 모여든 초파리들” 같다고 했다.
허먼 멜빌은 ‘모비 딕’에서 이런 사람들을 “물을 응시하는 사람(water-gazers)”이라고 불렀다.
“보라! 또 다른 군중들이 곧장 물가를 향해 걷고 있도다. 그들에게는 땅의 끝자락까지 가는 것만이 만족이다. 땅에 빠지지 않을 만큼 가장 가까운 곳에 서서, 줄지어 서 있도다. 모두 내륙인들… 그러나 여기서는 하나로 모인다.”
사람들이 해안을 찾는 이유는 뚜렷하다. 온타리오호의 여름이 내륙인들에게 호수 효과로 내린 눈과 혹독한 겨울을 보상해야 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햇살이 비치는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해주신 것도 그래서였다.

오스위고항 서쪽 방파제 등대는 온타리오호 오스위고강 어귀에 위치해 있다 | James Mirakian/Pexels
어머니는 벼락이 칠 때 절벽 근처에 가지 말라고 당부하셨고,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폭풍을 대비해 하늘을 읽는 법을 알려주셨다. 나는 차가운 온타리오의 물에 몸이 익숙해지던 순간, 파도에 몸을 맡기며 세상엔 물과 나밖에 없는 듯 느꼈던 감각을 여전히 기억한다.
그러다 물에서 튀어나와 뜨겁게 달궈진 모래밭을 달려 의자와 수건 속으로 파고들기도 했다. 세상 어디에도 이보다 더 아름다운 해변이나 풍경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장엄한 절벽들이 그 풍경을 완성한다. 지질학적으로 ‘블러프(Bluff)’란 고수위보다 25피트 이상 솟아 있는 절벽이나 둔덕을 뜻한다. 뉴욕주에 있는 블러프들은 빙하가 녹으며 남긴 드럼린(Drumlin)이 침식되며 형성되었다.
드럼린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빙하 지형인데, 뉴욕주 핑거 호수(Finger Lakes) 지역이 그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 거기서 북쪽으로 달리면 온타리오호 남쪽 해안에 닿는데, 그곳에서 절벽이 무엇인지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드럼린 지형은 호수 밑, 로체스터 분지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캐나다 토론토 근처 북쪽 해안에는 ‘스카버러 블러프스(Scarborough Bluffs)’가 있는데, 영국의 도버 하얀 절벽에 비견되기도 한다. 미국 쪽도 뒤지지 않는다. 기묘한 첨탑과 빙퇴석으로 이루어진 치므니 블러프스 주립공원(Chimney Bluffs State Park), 소더스 포인트(Sodus Point), 브래독만(Braddock Bay), 햄린 비치(Hamlin Beach), 페어헤이븐 비치 주립공원(Fair Haven Beach State Park)의 절벽들이 그 증거다.

치므니 블러프스 주립공원은 온타리오호 남쪽 해안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 Elizabeth Caron/Shutterstock
절벽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만나며 만들어내는 극적인 무대다. 이곳에서의 석양은 세대를 넘어 되풀이되는 감탄을 이끌어낸다.
“오늘 석양은 멋지겠다.” “빨리 와, 거의 지고 있어.” “저기 사라진다!”
하늘 너머로 해가 넘어가며 찾아오는 어스름 황혼. 석양은 사람들을 모으는 신의 방식이었고, 그것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왔다.
‘반짝이는 물’을 뜻하는 단어 ‘이로쿼이언(Iroquoian)’에서 유래한 ‘온타리오’라는 이름은, 오스위고 항구 등대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으로 입증된다. 햇빛이 호수 위로 흩뿌려져 마치 다이아몬드 담요처럼 반짝인다.
온타리오호 해안에는 수많은 등대가 있다. 서쪽 끝의 나이아가라 요새 등대에서 시작해, 뉴욕 케이프 빈센트의 티벳츠 포인트 등대까지. 이곳에서 위대한 호수들은 성스럽게 물을 세인트로렌스강으로 흘려보내며, 끝없는 바다를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그 여정의 보석이다. 높이와 수량만이 아니라, 4대 호수—수피리어, 미시간, 휴런, 이리—의 물이 한데 모여 강을 이루고, 폭포를 이루어, 마지막으로 온타리오호에 합류하는 장엄한 연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알렉시 드 토크빌은 1831년에 ‘그 장관 앞에서는 놀라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는 뜻으로 이렇게 기록했다.
“그 장관에 대비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2024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뉴욕주 연안의 온타리오호 일부를 국립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의 차가운 담수 속에 잠든 잊힌 난파선과 고고학적 유물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사례 중 하나로, 과거와 연결되고 배우며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
노래로 찬미되고, 시에 담기고, 역사에 기록되며, 국가적 영예까지 얻었지만, 내게 온타리오호는 언제나 함께 자라온 가장 친한 친구일 뿐이다. 세월이 흐르고, 멀리 떠나 있어도, 절벽 위에서 바람과 파도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호수는 늘 속삭인다. 다시 돌아오라고.
*박병원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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