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윈도우] 북러 밀착이 불러올 한반도 위기 ①

■ 방송 : 에포크 TV ‘인사이트 윈도우’
■ 일자 : 2025년 8월 6일(촬영)
■ 진행 :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
■ 대담 : 박휘락 박사(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내용 인용 시 ‘에포크TV 인사이트 윈도우 인터뷰’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추봉기 에포크타임스 한국지사 부사장(이하 추봉기) = 2024년 북한이 러시아와 동맹을 강화한 주요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나.
△박휘락 박사(이하 박휘락) = 제가 미국에서 학자들과 토론을 하다 보면 북러 간 동맹 문제를 심각하게 묻는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북한이) 돈 좀 얻으려고 그런 게 아닌가’ 등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동기는 러시아의 핵우산이다. 제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을 약속받고 있다. 핵우산이란 게 무슨 우산을 씌워주는 게 아니고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국가가 있으면 그 핵 공격을 미국에 대한 핵 공격으로 간주해서 핵무기로 대량 보복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핵우산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도 (우리나라를) 공격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한국을 공격할 때 미국은 가장 강력한 핵 보유 국가 중 하나다. 그 대규모 핵 보복을 받으면 북한이 초토화된다. 미국의 핵우산을 상쇄할 유일한 게 바로 러시아의 핵 능력이다. 러시아도 핵 교류를 통해 동맹국에 대해선 러시아에 대한 공격과 똑같이 강조해 핵 보복을 한다는 조항이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7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북한 김정은은 서로 합의하는 자리에서 두 번이나 동맹을 강조했다. 그러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맹이란 용어를 안 썼다. 아직까진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나 나중에 상황이 바뀌거나 북한이 어떤 요구를 할 땐 제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북한을 핵공격하면 당연히 러시아도 미국을 공격하게 돼 있다. 이 경우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기 어렵다. 그럼 우리나라는 무방위 상태로 남는다.
▲추봉기 = 북한의 핵무장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핵에도 품질 차이가 있나.
△박휘락 = 핵에도 품질이 있다. 핵무기를 소형화할 수도 있다. 소형화가 왜 필요하냐면 미사일에 싣기 위해 필요하다. 나머지 핵의 성능 등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핵이 없어서 어떤 (핵 미사일이든) 치명적이다. 우리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는 건 북핵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인 점에서 북핵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방부를 포함해 공식 문서 어디에도 북한이 핵무기를 몇 개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일부 군 관계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북한이 핵을 몇 개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면 우리나라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게 된다고 말이다. 그러나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파키스탄이나 인도가 핵을 몇 개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국가에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게 아니지 않나. 위협이 있다면 그것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된다.
▲추봉기 = 북한도 다른 핵 보유국처럼 핵 사용 기준을 따로 정해둔 게 있나.
△박휘락 = 공식적인 핵보유국은 선제 불사용 원칙을 약속했다. 핵무기로 공격을 받지 않는 한 미리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어용으로 (핵보유를) 한 것뿐이니 너무 걱정 말란 것이다. 그러나 이후 핵무기를 개발한 국가는 이것을 애매하게 하는 것 같다. 이스라엘은 (핵보유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인도 역시 선제 불사용을 얘기한다. 파키스탄과 북한은 그런 얘기를 안 한다. 왜냐. 그 나라들은 약하다. 강한 핵국가와 대결할 때 언제든 핵을 사용할 수 있단 것이다. 예를 들어 (강대국이) 압박을 가하거나 재래식으로 공격하면 핵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건 파키스탄이 인도를 억제하는 기본방법이다.
북한은 핵무기 사용 조건을 낮췄다. 북한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통해 원자폭탄을 만든다. 그리고 핵 관련 법을 만들었다. 그땐 선제적 불사용과 비슷한 내용이 들어갔다. 명확하진 않았으나 2022년 이 법을 개정한다. 거기엔 선제적 불사용도 없을 뿐 아니라 다섯 가지로 핵사용 가능 조건을 명시했다. 핵공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고 재래식 공격이라든가 군 수뇌부 및 전략시설에 대한 공격, 전쟁 가능성이 있을 땐 사용하도록 돼 있다. 북한 김정은이 자기가 핵을 사용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사용하도록 해놓은 것이다.
▲추봉기 = (북한 김정은이) 자의적 판단만 하면 언제든 사용하도록 만들어놨다.
△박휘락 = 그렇다. 북한이 국제적인 약속이나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키나. 그렇지 않다. 북한은 자신들이 만약 핵을 사용하든 말든 공격해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핵을 사용할 것이다.
▲추봉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 행정부 때 북미정상회담 성과가 미미했다.
△박휘락 = 중요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면서 군사적 옵션도 사용 가능하다고 압박을 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북한도 상당히 위기를 느낀 것 같다. 당시 (북한은) 수소폭탄을 시험하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한 직후였다. 이게(ICBM이) 아직 생산도 못 한 상황이라 북한도 나름대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북한이 핵무기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반신반의하면서 이를 믿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한 적은 없다. 싱가포르에서 (북미) 회담을 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갔던 것 같다. 이후 미국 측에선 “북한 비핵화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북한의 기만 작전에 당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름대로 압박을 통해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순진한 접근과 결합해 기회를 놓쳤다.
▲추봉기 = 이런 결과가 한국 외교와 안보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박휘락 = 북한의 기만 작전을 우리는 냉철하게 있는 그대로 느껴야 된다. 과거 ‘터너 조이’란 군인(제독)이 책을 썼다. 거기서 북한을 포함한 공산주의자들은 진실을 말하는 게 자신한테 더 유리한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했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북한이 계속 우릴 속인다는 걸 알아야 된다. 왜 핵무기를 개발했나. 일부 학자들은 ‘체제 생존을 위해서 방어적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북한의 근본적 목적은 적화통일이다. 북한 입장에서 왜 체제가 불안하겠나. 예를 들어 빈곤하다고 해서 체제가 불안하다고 하는 건 우리의 시각이다. 우리 입장에서 ‘불안하다’고 그러는 건데 북한 지도자한테 물어보라. 이 체제가 얼마나 강건한지.
▲추봉기 = 김대중 정부의 햇볕 정책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까지 진보 정부의 대북 유화책 접근이 북한 핵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박휘락 =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핵 위협에 대해선 그것이 실제로 나타났든 안 나타났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대비해야 된다. 또 (북한이) 이제 핵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면 그걸 못 하도록 해야 된다. 과거 이라크가 핵을 개발하자 이스라엘이 어떻게 했나. 1981년에 핵발전소 자체를 부숴버렸다. 2007년에도 시리아의 핵발전소를 부쉈다. 최근 이란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공격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핵개발 과정에서 진보 정부 때마다 핵개발 여건을 조성해 줬다. 미국의 핵우산이 아니면 우리 안보를 책임질 수 없는 그런 절박한 상황에 놓이도록 방치한 게 전 진보정권들이라고 생각한다.
▲추봉기 = 미국은 북핵 위협을 어느 정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보나.
△박휘락 = 일반적으론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봐야 된다. 그리고 심각성에도 정도가 있지 않나. 미국이 한국을 굉장히 중요한 나라로 생각해서 꼭 지켜야 된다고 하면 심각한 위협이다. 만약 한국을 포기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심각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건 미국 공격이 아니다. 한국만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입장에서 보면 가장 좋은 방어선은 일본이다. 우리는 있으면 좋은 추가 방어선이다.
실제 제가 미국에서 학자들하고 토론도 하고 학생들과 세미나도 해봤다. (하지만) 미국 국민들은 (북핵 위협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미국 국민은 ‘우리가 왜 한국 같은 나라 때문에 핵 위험을 감수해야 하나’ 또는 ‘북한 같은 나라가 먼 미국을 공격할까’ 등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은 과거 베트남도 포기했고 아프가니스탄도 포기했다. 자국이 기대할 이익보다 위험이 크다면 포기할 수 있는 그런 나라다.
*박휘락 박사와의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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