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음료캔보다 가벼웠던 초미숙아, 생후 1년 만에 기네스 기록 경신

2025년 08월 12일 오전 11:13
이제 막 첫 돌을 맞은 내시 킨과 2024년 7월 21주 만에 출생 직후의 내시 | 아이오대 헬스케어 제공이제 막 첫 돌을 맞은 내시 킨과 2024년 7월 21주 만에 출생 직후의 내시 | 아이오대 헬스케어 제공

내시 킨은 자몽보다 작고 소다캔보다 가벼운 몸무게로 세상에 태어났다. 내시는 생후 1년이 지난 올해 7월 5일 첫돌을 맞았고, 이후 기네스 세계기록에 ‘세계에서 가장 빨리 태어난 조산아’로 공식 등재됐다.

“아직도 현실 같지 않아요,” 내시의 어머니 몰리 킨(Mollie Keen)은 기네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2개월간의 격동적인 시간을 회상하며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었는데, 이제는 그의 첫 생일을 축하했어요.”

아이오와주 앙케니에 위치한 자택에서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이 모여 킨 가족은 생일을 축하했고, 내시는 수십 벌의 옷과 기저귀 더미를 선물 받았다. 하지만 이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한 살배기에게 ‘집’은 낯선 공간이었다. 그의 생애 첫 6개월은 집에서 160km 이상 떨어진 병원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좌) 내시와 어머니 몰리 킨, (우)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내시. | 아이오와대 헬스케어 제공

내시는 임신 21주, 예정일보다 무려 133일이나 빨리 아이오와대 스테드 패밀리 어린이병원에서 태어났다. 출생 당시 몸무게는 280g, 길이는 약 24cm. 의료진은 사실상 내시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 의료진이 보유한 가장 작은 생명 유지 장치마저도 그의 몸에는 버거울 정도였다. 출생 직후 그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와 특수 장비에 의존해 생명을 이어갔다.

몰리는 “의료 장비와 모니터에 둘러싸여 있고, 의사들이 주변에 가득한 상황은 감정적으로 압도적이었지만, 내시 안에는 희망을 주는 아주 작은 강인함의 불꽃이 있었어요”라고 했다.

내시의 아버지는 아들의 심장 모니터가 울릴 때마다 반응하며 싸워준 의료진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생후 1주 된 내시. | 아이오와대 헬스케어 제공

몰리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처음으로 아들을 품에 안았던 일이었다. 온몸에 선과 모니터가 연결된 내시는 너무 작아서 가슴 위에 올려졌을 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녀는 긴장했지만 “그 아이가 제 가슴 위에 놓인 순간, 모든 긴장이 사라졌어요”라고 말했다. “순수한 안도감과 사랑이 한꺼번에 밀려왔죠.”

내시는 점차 몸집이 커지고 상태가 안정되며 점점 더 강해졌지만, 여전히 심장 질환과 관련해 지속적인 혈액 검사와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했다. 의사들은 이 질환이 평생 함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온 가족이 내시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쏟았고, 6개월이 지난 2025년 1월, 내시는 마침내 퇴원을 허락받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내시는 현재 산소호흡기와 위관영양에 의존하고 있다. 청력 보조기로 동물 소리를 듣고 웃음을 짓기도 한다. 엄마 몰리 킨은 아들에 대해 “정말 차분한 아이죠, 다른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는 행복한 아이”라고 말했다.

정기 추적 진료에서 추적 클리닉 의료진과 함께한 내시. | 아이오와대 헬스케어 제공

일찍 왔어요

내시의 탄생은 가족에게 또 다른 의미도 있다. 그는 ‘레인보우 베이비’이다. 불과 1년 전, 몰리는 18주 만에 첫아이를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두 번째 임신에서도 자궁무력증과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위험 요인으로 조기 진통이 시작됐고, 결국 임신 21주 0일째에 내시를 출산하게 됐다.

아이오와대 헬스케어 제공

아이오와대 병원 고위험 산부인과 전문의 말린다 셰이퍼 박사는 “출산 당시 아기가 머리를 아래로 하고 있어 제왕절개 없이 분만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행운이었다”고 했다. 병원 측은 현재 21주 조산아 치료에도 도전하고 있으며, 심장과 혈류를 초음파로 분석해 치료를 조정하는 혈역학(hemodynamics)’ 기법 등으로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내시는 기존 최조 조산아 기록을 보유했던 커티스 지-키스 민스(21주 1일, 2020년 출생)를 넘어섰다. 또한 가장 이른 시기에 태어난 네 쌍둥이 기록도 넘어섰다. 브라이언트 가족의 레이니(Lainey), 칼리(Kali), 레논(Lennon), 코엔(Koen)은 2024년 5월 31일, 임신 23주 4일에 태어났다. 이 기록은 거의 30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것이다.

내시의 탄생은 의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의료진의 헌신, 그리고 강인한 생명력과 부모의 불굴의 사랑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이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며,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의 가능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박은주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