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보이지 않는 축복: 예의와 친절은 기쁨의 원천이다

2025년 07월 24일 오전 10:10
진심이 담긴 예절은 가까운 사이든, 낯선 사람이든 모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 Biba Kayewich진심이 담긴 예절은 가까운 사이든, 낯선 사람이든 모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 Biba Kayewich

2002년에 출간된 ‘아름다운 인간관계’는 여러 필자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예절’을 주제로 쓴 생생한 에세이 모음집이다. 이 책을 무심코 넘기던 중, 필자는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오언 에드워즈(Owen Edwards)의 글 ‘보이지 않는 축복’를 만나게 됐다. 이 에세이에서 에드워즈는 인간 세상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원천이 되는 예절와 친절 간의 깊은 연결고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아름다운 인간관계’와 같은 예절 관련 지침서는 오랫동안 미국 독자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청년 시절 프랑스 예수회가 만든 명언집을 영어로 번역한 ‘예의와 품위에 관한 110가지 규범(110 Rules of Civility & Decent Behavior)’을 직접 필사하고 실제 생활에 적용했다.

19세기 중반에는 ‘여성을 위한 에티켓’과 ‘신사를 위한 에티켓’ 같은 책들이 큰 인기를 끌며 높은 평가를 받았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읽히고 있다. 이후에도 다양한 예절 지침서들이 출간됐으며, 그중에서도 에밀리 포스트(Emily Post)가 1922년에 발표한 ‘에티켓’은 가장 영향력 있는 책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출간된, 모든 훌륭한 예절 관련 책이 담고 있는 철학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영화 ‘블래스트 프롬 더 패스트’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나는 ‘신사’라는 단어가 ‘말(馬)을 소유한 사람’에서 유래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진짜 신사나 숙녀란 주변 사람들을 가능한 한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더군요.”

이처럼 진정한 품위는 겉모습이나 배경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진정한 예절은 가까운 사이든 낯선 사람이든 관계없이 또 다른 친절을 낳는다. | Biba Kayewich

진정한 예절은 결국 친절을 낳는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말은 성경에만 나오는 문장이 아니다. 이 격언은 전 세계 여러 문화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삶의 지혜다. 다소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 말이야말로 모든 참된 예절의 핵심을 이룬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실천할 때, 예절은 곧 친절이라는 또 다른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최근 한 감리교 신자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그녀는 한 모임을 이끌고 있는 목회자에 대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이었고, 오늘날 예절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세태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정중하게 대했으며, 그 예절은 단지 겉치레가 아니었다. 내 친구와 그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인정하듯이, 그의 예절은 그의 따뜻한 마음과 깊은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다.

성경 속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예절과 친절, 그리고 베풂이 어우러질 때 어떤 선량함이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강도를 만나 반쯤 죽은 채 길가에 쓰러져 있는 한 낯선 사람을 마주친 사마리아인은, 앞서 지나간 여행자들처럼 외면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친 이의 상처를 정성껏 싸매 주고, 여관으로 데려가 치료와 숙식을 위해 비용까지 지불한다. 그가 회복할 때까지 돌본 것이다.

이러한 배려와 예절이 함께 어우러질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축복, 곧 ‘기쁨’이 드러나게 된다.

셀프 실험: 직접 해보는 실천

이러한 연결고리는 눈에 잘 띄지 않을 때가 많지만, 그 증거는 분명히 존재한다. 문학 속에서도 그 현상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마지막 장면이 바로 그 예다. 스크루지는 자신의 무례하고 냉정했던 과거를 깨닫고, 영혼의 변화를 기뻐하며 이렇게 외친다.
“나는 깃털처럼 가볍고, 천사처럼 행복하며, 어린 학생처럼 들떠 있다!”

실생활에서도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지난 6월 중순, 나는 남부 지방에 가서 30년 동안 알고 지낸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조문이 시작되기 전 잠시 기다리던 중, 장례식장의 관리자와 마주쳤다. 30대쯤 돼 보이는 그 여성은 매우 공손했고, 그 태도와 얼굴에는 친절함이 배어 있었다. 순간 나는 그녀가 ‘기쁨’에 대해 논의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글쓰기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우리는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그녀의 일에서 기쁨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녀는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긴 뒤 말했다. “저는 누구나 살아 가면서 겪어야 할 가장 힘든 순간을 마주한 사람들을 돕는 이 일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은 어렵고 도전적이지만, 누군가가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도록 도와주었다는 사실에서 오는 기쁨이 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덧붙였다. “누구나 꼭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기쁨은 가질 수 있어요.”

이 말은 바로 작가라면 누구나 원하는 간결한 답변이었다. 타인을 향한 존중, 친절함, 그리고 봉사.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기쁨’이라 부르는 보이지 않는 힘의 구성 요소다.

이 명제를 누구든 직접 시험하고 확인해 볼 수 있다.
자신보다 타인을 더 많이 배려하는 사람들, 잠시 스쳐가는 이에게도 오랜 시간 사랑해 온 이들처럼 똑같이 배려를 베푸는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려 보라.
그들도 때로는 큰 상실로 슬퍼하거나, 부당한 비난에 분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일시적인 구름과 같으며, 상황이 만들어낸 기분일 뿐이다.

앞서 언급한 젊은 여성처럼, 이런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기쁨’이라는 축복을 발견할 수 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