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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모회사 핀둬둬, 트럼프 면세 제한 후 순익 반토막…시총 23조원 증발

2025년 05월 29일 오전 10:29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PDD 홀딩스(구 拼多多·핀둬둬)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미국의 고율 관세와 소액택배 면세 혜택 박탈, 플랫폼 간 경쟁 심화 속에서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뉴욕증시 주가가 장중 한때 20% 이상 급락했다. 하루 사이 시가총액이 2400억 위안(약 23조 원) 넘게 증발했다.

PDD가 27일(현지시각)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957억 위안 (약 18조 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47억 위안(약 2조 8200억원)에 그치며 무려 47% 급감했다.

1분기 매출 10% 증가 역시, 직전 4개 분기의 매출 증가세인 24%, 44%, 86%, 131%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특히 마케팅 비용은 334억 위안(6조 4400억원)으로 작년보다 43% 증가했고, 운영 비용도 25%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작년보다 훨씬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도 매출 증가는 10분의 1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플랫폼의 유입 트래픽과 거래량 모두 성장세가 둔화되었고, 공격적인 보조금과 광고 지출이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난화대 국제기업학과 쑨궈샹 교수는 “PDD의 급격한 이익 감소는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무리한 비용 지출 때문”이라며 “사용자 유치와 판매자 지원에 투입된 과도한 비용이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PDD는 자사 글로벌 플랫폼 ‘테무(Temu)’의 해외 확장을 위해 대규모 보조금 프로그램과 수수료 인하 정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의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이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

PDD 최고경영자(CEO) 천레이는 이날 어닝콜(실적발표)에서 “경쟁 격화와 미국 관세 영향, 마케팅 확대 등이 수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의 소액 택배 면세 혜택 폐지가 테무에 큰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중국산 저가 제품의 시장 교란을 차단하기 위해 800달러 이하 소액 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현재 관세 적용은 90일간 유예됐지만, 여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테무는 소액 택배 면세 혜택의 빈틈을 파고들며 미국 시장에서 초저가 공세를 이어왔지만, 이제는 정상적인 통관 및 세금 납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의 중국 문제 전문가 프랭크 셰 교수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그간 미국의 세금 및 물류 구조를 교묘히 활용해 왔다”며 “이제 전략을 전면 수정하지 않으면 생존조차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적 발표 직후 PDD 주가는 장전 거래(프리 마켓)에서 20% 이상 폭락했으며, 정규장에서 낙폭을 다소 회복하며 최종 13.9%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만에 2400억 위안(약 23조 원) 이상 증발했다.

시장에서는 단기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테무의 주력 시장이었던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규제 강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테무를 비롯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최근에는 2유로의 소액 패키지 수수료 부과를 추진 중이다. 지난 26일에는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에 대해 소비자 권익 침해 혐의로 조사를 개시했다.

정부 규제 외에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거나 유해 물질로 제조된 어린이·유아용 제품, 위조 상품 등 중국산 저가 수입품에 대한 유럽 사회의 경각심 고조 역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한 견제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프랭크 셰 교수는 “미중 무역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협상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며 “향후 2~3개월이 테무와 PDD의 생존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