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 우주에서 펼쳐지는 유성의 향연

마이클 윙(Michael Wing)
2024년 11월 05일 오후 7:40 업데이트: 2024년 11월 05일 오후 10:12
TextSize
Print

11월 초, 밤하늘에서 황소자리 유성군과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펼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10월 말부터 이어진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11월 내내 지속되며 화려한 광경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남부 황소자리 유성군은 11월 5일, 북부 황소자리 유성군은 11월 12일 절정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두 유성우가 겹칠 때는 시간당 약 10개의 유성을 관찰할 수 있어 우주의 신비를 실감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황소자리 유성군의 신비

북부 황소자리 유성군의 유성 | Canva

유성군(流星群)은 혜성을 이루는 물질이 붕괴해 생긴 유성 물질의 집합체로, 지구와 만나면 기체와 마찰을 일으켜 증발하며 유성우 현상을 일으킨다. 수많은 유성군 중 하나인 황소자리 유성군은 약 2만 년 전 태양계를 돌던 거대한 천체(天體)인 엥케(Encke) 단지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진 것에서 유래했다. 부서진 잔해들이 엥케 혜성과 소행성 2004 TG10이 되었고, 이 소행성들은 다시 작은 입자들로 쪼개져 유성군을 형성했다.

이렇게 생성된 황소자리 유성군은 다른 유성군에 비해 무거운 조각들로 구성됐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이 유성군의 조각은 넓게 퍼져 있어 지구를 통과하는 데 수 주가 걸린다. 지구에서 보기에 이 유성들은 방사점을 황소자리에 두고 지구 방향으로 쏟아지는 듯 보이지만, 이는 착시효과다. 실제로 유성우는 황소자리보다 지구와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한다.

황소자리 유성군은 엥케 혜성의 먼지 입자에서 유래한 남부 황소자리 유성군과 소행성 2004 TG10에서 유래한 북부 황소자리 유성군으로 나뉜다. 이들은 황소자리에 방사점을 두고 있지만, 모체가 다르다는 특이점을 지닌다.

북부 황소자리 유성군의 유성 | Canva

과학자들은 황소자리 유성군과 관련한 잔해들이 태양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거대한 입자 흐름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남・북 황소자리 유성군뿐만 아니라 여러 작은 유성우가 포함된다. 이 군락은 매년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지구 대기권을 지나가며 크고 작은 유성우를 선보인다. 이때 유성우가 나타나는 빈도와 밝기는 예측이 어렵지만, 움직임은 일정한 주기를 유지한다.

사자자리 유성우

사자자리 유성군의 유성 | Canva

매년 11월 중순부터 이어지는 사자자리 유성우도 곧 하늘을 밝힐 예정이다. 11월 17일과 18일을 전후해 나타나는 이 유성우는 평소에는 시간당 10~15개의 유성이 떨어지지만, 33년을 주기로 공전하는 모체인 템펠-터틀 혜성이 통과한 직후에는 시간당 수백 개에서 수십만 개의 유성이 떨어지는 경이로운 현상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현상은 지난 1998년에 이미 선보였고, 가장 가까운 미래에는 2031년에 또 한 번 진귀한 천체 쇼를 연출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평소와 비슷한 개수의 유성이 떨어질 예정이지만, 이 시기는 다양한 유성우가 겹치며 마치 우주에서 펼쳐지는 서커스처럼 장관을 선보인다.

1866년 사자자리 유성군을 그린 그림 | Canva

밤하늘을 주목하세요

이번 가을은 유성우 관측을 위한 최적의 시기다. 가을의 하늘과 절묘한 타이밍이 맞물려 유성의 향연이 펼쳐진다. 유성우는 밤 10시 이후부터 새벽 사이에 가장 관측이 쉽다. 특히 올해 11월 초는 상현달이 뜨기 전이라 하늘이 비교적 어두워 유성우를 감상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유성을 관측할 때는 방사점인 별자리 자체를 주시하기보다는 넓은 시야를 확보해 하늘 전체를 관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이클 윙은 캐나다 캘거리에서 태어나 예술 교육을 받은 작가 겸 편집자입니다. 그는 주로 문화, 사람, 트렌드 뉴스에 대해 글을 씁니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