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건군절 앞두고 방공 능력 강화 거론…“준전시태세 전환 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건군절을 앞두고 “강대한 국경, 해상, 영공 방어망 건설”과 중앙정부의 중앙집권력 강화를 지시했다. 국가 체제를 준전시태세로 전환해 권력 안정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건군 97주년(8월 1일)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단연구회에서 ‘현대적 방어체계 구축’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지난 3월 발표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늘어난 1조6655억 위안(약 315조원)으로 책정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이웃 국가들과의 영토 분쟁이 치열해지고, 북·러와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는 등 중국의 팽창은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일본 NHK를 인용해 중국 공산당 당국이 최근 몇 년간 영유권 주장 강도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향후 해양 활동 강화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가 동중국해에 위치하고 있다.
필리핀 역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다. 양측은 지난 6월 세컨드 토마토 암초 인근에서 충돌을 빚었다. 필리핀은 해군 전초기지에 물자를 보급을 하려 했으나, 중국 선박이 필리핀 해안 경비정의 진로를 방해하고 레이저를 발사해 승무원의 시야를 교란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마체테(대형 벌목도)와 도끼, 망치로 무장한 중국 해경이 비무장 상태의 승무원이 탑승한 필리핀 보트를 고속으로 들이받는 방식으로 공격해 필리핀 병사 여럿이 심각한 부상을 입는 사건도 있었다.
앞서 2020년 6월에는 히말라야 국경지대에서 인도군과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이 충돌해 양측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인도와 중국 사이 갈등이 격화하면서 현재 해당 지역에는 양측 병력 약 5만이 대치 중이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의 이번 발언이 국가 체제를 준전시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을 겨냥한 군사적 위협을 부각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집권에 철저히 협조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탕징위안은 “전쟁이 발발하면 제조, 금융, 경제 분야 주요 시설이 적의 우선적인 공격 목표가 되는데, 중국은 이런 전략적 가치가 높은 시설들이 (태평양) 연안에 몰려 있다”며 중국인들의 시선을 이러한 상황에 집중시키면서 집권 강화를 설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덧붙여 “이번 연설에서 당, 정부, 군뿐만 아니라 경찰과 민간이 중앙정부의 지도력 건설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소 훙쯔제 연구원은 “시진핑은 최근 수년간 인민해방군의 군사력 확장과 강력하고 안정적인 국경, 해상, 방공 방어망 건설을 강조해왔다”며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도 시진핑을 자극한 사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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