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4개월만에 금리 인상 단행…0∼0.1%→0.25%로

강우찬
2024년 07월 31일 오후 3:44 업데이트: 2024년 07월 31일 오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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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이하 결정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방침을 확정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개최한 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로써 일본은 ‘금리가 없는(제로금리) 국가’를 벗어나게 됐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3월 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이후 4개월 만이다. 그 사이 두 차례 결정회의를 열었으나 모두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일본은행은 자국 국채 매입 규모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일본은행은 대규모 양적 완화의 일환으로 월간 6조엔(약 54조원)씩 국채를 매입해왔지만, 2026년 1분기까지 절반 수준인 3조엔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금리 인상은 경제 회복 자신감과 엔화 가치 급락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공격적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일본은 지난 3월, 무려 17년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아베노믹스(무제한 양적 완화 등을 포함한 통화·재정정책)’을 종료했다.

목표였던 ‘연간 물가상승률 2%’를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연속 달성했고 실업률도 4%대에서 2%대로 떨어지면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 신호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됐다. 올 봄철 대기업 평균 임금인상률은 평균 5.28%로 중간집계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임금 인상률이 5%를 넘어선 것은 1991년 이후 33년만에 처음이다.

다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지난 5월까지 2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물가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8%로 전월과 같았고,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2.5%로 전년동월 대비 0,1% 상승하며 5월부터 2개월 연속 증가폭이 확대됐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이 심각하다는 시장의 우려도 이번 금리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2년부터 양적 긴축을 결정하고, 금리를 5.25%로 인상했음에도 일본은행은 낮은 금리를 유지했다.

이러한 금리 차이로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자 수입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고 수출 기업은 호황을 누렸지만 수입업체와 일본의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따라서 일본은행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