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76주년 경축식…우원식 의장 “개헌 추진” 공식 제안

7월 17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76주년 제헌절 경축식이 거행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경축사에서 “개헌은 헌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2026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우 의장은 “개헌의 필요성은 이미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고, 국회에서의 논의도 축적돼 있다“며 “남은 것은 실제로 개헌을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우 의장은 “1987년 개헌은 국민의 열망과 요구를 바탕으로 국회가 중심이 돼 여야 합의로 이뤄져 민주주의 제도적 틀을 진일보시켰다”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눈부신 성취와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37년 동안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모든 면에서 격변이라 할 만큼 큰 변화가 있었고, 무엇보다 헌법의 가치와 권리 실현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요구가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커졌다”며 “22대 국회는 개헌을 성사시키는 국회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 여야 정당에 “22대 국회에서 개헌안을 마련해 2026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것을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자”며 이를 위한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아울러 “이른 시일 안에 국회의장 직속 개헌 자문위원회도 발족시켜 국회 개헌특위가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하겠다”며 “개헌을 안 할 작정이 아니라면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헌의 폭과 새 헌법을 적용할 시기는 열어두자”며 “논의 과정에서부터 국민적 공감과 합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개헌을 위한 공식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대통령과 입법부 대표가 직접 만나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다면 개헌의 실현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며 “진취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의 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 ‘의회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외국 의회, 정부, 기관 등을 대상으로 펼치는 의회 외교를 강화하겠다”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구하고 평화의 기반을 만드는 외교에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제헌부터 이어져 온 헌법정신과 가치는 우리가 가진 자산이고, 도약의 디딤돌”이라며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은 결코 부족하지 않은 그 자산을 제대로 다 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전히 정치의 부족함”이라며 “국민의 질책을 달게 듣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대립을 지속하면서 22대 국회는 아직 개원식을 열지 못하고 있다.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제헌절까지 개원식을 열지 못한 국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21대 국회는 임기 시작 48일 만이자 제헌절 하루 전인 7월 16일에 개원식을 열어 늑장 개원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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