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핵무장 잠재력 확보 전략’ 토론회 개최…“더는 미룰 수 없다”

이윤정
2024년 07월 9일 오후 8:38 업데이트: 2024년 07월 9일 오후 9:55

국회 무궁화포럼 출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필요”
“트럼프 재선 시 자구책 요구 더 커질 것”
NPT 탈퇴 없이도 핵잠재력 확보 추진 가능”

갈수록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나라도 우라늄 농축·재처리 기술 등 핵무장 잠재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월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민국 핵잠재력 확보전략 정책토론회 및 국회 무궁화포럼 발대식’이 열려 핵추진 잠수함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유용원의원실이 주최하고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가 주관한 토론회는 ‘북핵 재앙 어떻게 막을 것인가: 대한민국 핵잠재력 확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부제로 진행됐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축사에서 “우리의 핵 잠재력 확보 전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눈앞의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축사에서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당장 핵 잠재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뒷받침해서 진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늘 제시되는 정책 제안들을 입법화하고 예산 지원하는 데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 시점에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며 “그만큼 안보에 대한 절박감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은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도 행동하는 것”이라며 “핵과 관련해 논의만 할 게 아니라 이제는 이것을 다 결집해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핵 잠재력 보유와 관련해선 개혁신당도 거의 입장이 일치한다”며 “잘 공부해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7월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민국 핵잠재력 확보전략 정책토론회 및 국회 무궁화포럼 발대식’이 열렸다.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 들어 워싱턴선언 등으로 확장억제 강화 조치가 이뤄졌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어서 독자 핵무장 등 생존권 보장을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독자적 자구책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 의원은 “여러 방안 중 핵연료 농축 재처리 기술 확보를 통한 핵무장 잠재력 확보가 그나마 현실적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오늘 행사를 마중물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해 열심히 펌프질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인국 전 주(駐)유엔대사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토론회에선 농축 우라늄 공급망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 세계 6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와 중국이 공급하는 현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인국 전 주(駐)유엔대사는 기조연설에서 “러시아가 전 세계 농축 우라늄의 46%, 중국이 15%를 공급하고 있어 세계 농축 우라늄 공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세계 440여 개의 원자로 3분의 2가 가동 중단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우라늄 공급망 붕괴에 앞서 한미 농축 우라늄 컨소시엄 공조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에너지 안보, 경제 안보 차원에서 민간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할 농축 우라늄의 공동 생산과 공급을 위해 한·미·일·영국 또는 유럽과 우라늄 최대 부존국인 호주 등이 참여하는 국제 컨소시엄 추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발제자로 나선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은 ‘한국의 핵잠재력-핵잠수함 확보 필요성과 한・미・일 협력방안’ 주제로 발표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비핵화는 이제 실현 불가능한 목표로 전락했다”면서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능력을 거의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도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한국이 과거처럼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 경제에만 집중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국도 일본처럼 유사시 신속하게 핵무장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핵잠재력(nuclear latency)’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이 비록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일본처럼 유사시 신속하게 핵무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 북한이 지금처럼 남한을 무시하고 수시로 위협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트럼프 재선 시 한국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일본 수준의 핵잠재력을 확보하고, 핵잠수함 개발과 관련해서도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보다 협조적인 태도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에 의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북 협상을 담당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은 지난 5월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한국인들이 어떤 핵 능력을 증진하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핵잠재력 확보는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없이도 추진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정 센터장은 “과거에 문재인 정부가 미국을 꾸준하게 설득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및 폐기를 이끌어낸 것처럼, 윤석열 정부도 일본과 같은 수준의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덧붙여 “외교부·국가정보원이 참여하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에 참여한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우리나라는 잠수함 건조 기술, 원자로 제작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며 “핵연료의 안정적 확보 방안만 마련되면 핵 잠수함 확보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무궁화포럼’ 발대사를 하고 있다.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에 앞서 국회 ‘무궁화포럼’ 발대식을 개최했다. 무궁화포럼은 대한민국 핵무장 잠재력 방안을 모색하고 관련 입법과 정책 개발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무궁화포럼에는 강선영·김건·김기웅·김기현·김대식·김상욱·나경원·박충권·서천호·성일종·신동욱·안철수·이종배·이준석·인요한·임종득·정희용·조승환 의원 등이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유용원의원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