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공격할 나라 무장”…푸틴의 ‘협박’과 中의 대만 침공계획

전경웅 객원칼럼니스트/자유일보 기획특집부장
2024년 06월 12일 오후 6:32 업데이트: 2024년 06월 12일 오후 6:3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외신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도 서방을 공격할 나라들을 무장시킬 수 있다”는 위협을 했다. 푸틴 대통령의 간담회 발언을 복기해보면 러시아가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는 이란, 중국이 유력하다.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서방국가의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대만에 현실적 위협이 될 수 있다.

◇ 美 고위급 인사·싱크탱크 “시진핑, 2027년까지 대만침공계획 완료 지시”

지난 4월 하순 일본을 찾은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시진핑이 군에 2027년 (대만 침공을) 실행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의)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군사력에 투자하는 의식적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올해 실제 국방예산 증가율이 중국 정부가 발표한 7.2%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 활동이 늘어나고 있으며, 양국 간 연계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걱정거리”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진핑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2027년이 가기 전에 대만을 공격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202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양안 분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참모총장은 더 과격한 전망을 내놨다. 길데이 해군참모총장은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토론회에서 “이르면 올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는 단순히 시진핑의 말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하느냐에 근거한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일본, 호주 등도 대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어 중국의 대만 침공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싱크탱크 미해군연구소(USNI)가 사흘마다 내놓는 ‘함대 및 해병 추적지도’를 보면, 미 해군 항모강습단과 상륙준비단 2~4개가 동지나해와 남지나해에 상시 주둔 중이다. 아직은 미 해군에 열세인 중국 해군력으로는 이들을 압도하고 대만을 침공하기가 쉽지 않다.

◇ 푸틴, 서방 언론과 간담회서 “서방 공격할 친러 국가에 신무기 제공할 수도”

이런 불안한 전망이 이어져 나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서방 기자들에게 한 말은 대만에도 위협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서방 언론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는 그들(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 우리 영토를 공격하고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 전쟁터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에게는 (서방의) 민감한 시설에 대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지역에 같은 등급의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없을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 대답은 비대칭적일 수 있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서방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수준 이상의 공격을 친러 국가들이 서방에 할 수 있도록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이 타격할수록 미국과 나토 회원국을 타격할 수 있는 위치에 미사일을 배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친러 국가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서방 언론들의 분석이었다.

◇ “中과의 군사·기술 협력 강화할 것”…中에도 신무기 제공할 가능성 우려

푸틴 대통령은 또한 간담회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협력은 억제력이자 안정의 요소”라며 경제 분야는 물론 안보에서도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훈련하고 있으며 군사기술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군사훈련을 포함해 그렇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매우 신뢰할 수 있고 점점 더 첨단 기술을 갖춰가고 있다”며 “어떻게든 중국 경제의 속도를 늦추려는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의 노력은 큰 실수”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를 꼽았다.

이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지난 5월 16일 푸틴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우리 양국은 북한과의 대결을 고조시켜 한반도 무력 분쟁과 긴장 고조를 낳을 수 있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한 군사적 위협 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나토의 파괴적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데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대중국 전략에 맞서 중국의 인도·태평양 패권 전략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힌 푸틴 대통령이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국이 분쟁 지역(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우리는 한러 관계가 악화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한반도 전체와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다. 우리 쪽에서는 (대한국) 채널이 열려 있고 협력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대만 노리는 中 막을 주변국 없어…신무기까지 제공하면 위험 가중

푸틴 대통령의 간담회 발언 맥락을 짚어보면 서방 국가를 겨냥한 무기 공급 대상에서 일단 북한은 빼겠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반대, 나토 회원국의 인도·태평양 진출 반대 의지를 밝혔다. 여기에 더해 서방국가를 공격하고 싶어 하는 친러 국가에 무기를 제공 또는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중국과 이란에 신형 미사일을 제공할 수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여러 나라가 미국의 지원 아래 억제하고 있다. 반면 중국 공산당의 대만 침공은 능동적으로 억제할 나라가 없다. 대만은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주도 아래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량에서 절대적 열세다. 일본이 규슈부터 난세이 제도, 오키나와 일대에까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1000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에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는 수준은 아니다. 필리핀 등 대만 남쪽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가 중국 인민해방군에 신무기를 제공하면 대만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올해 초부터 지대공 요격체계인 S-300을 개조해 지대지 미사일로 사용 중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인 탓에 우크라이나는 이를 제대로 요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란이 제공한 자폭드론 공격도 나날이 발전해 가는 양상이다. 지난 5월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미사일 요격 비율은 46%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요격율이 80%를 넘었지만 지난 4월에는 30%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중국에 S-300 개량 기술을 제공하거나 Kh-22 ‘부랴’ 같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공급한다면 대만 입장에서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대만은 현재 중국의 기존 침공 계획에 대응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 7일 대만 국가안전국은 올해 연말까지 정부 기관, 공공시설, 병원, 산업단지 등 20여 개 핵심 사회기반시설을 대상으로 ‘전시 시나리오 안보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만 국토안보부 또한 다른 40여 개의 중요 사회기반시설을 대상으로 안보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중국에 신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에 대응하는 계획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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