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히포크라테스 선서 지켜달라” 호소한 한국폐암환우회장 별세

황효정
2024년 05월 21일 오후 1:35 업데이트: 2024년 05월 21일 오후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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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속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집단행동 중인 의사들을 향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던 한국폐암환우회 이건주 회장이 지난 19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78세.

지난 2001년 위암 진단에 이어 2016년 폐암 진단을 받고 20여 년간 암 환자로 투병하며 124번의 항암치료를 받은 고인은 지난해 11월 치료를 중단, 이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마지막 치료를 받았다.

2020년에는 폐암 환자들을 대변하는 한국폐암환우회를 조직해 회장직을 맡았던 고인은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초래되자 직접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환자 중심의 의료’를 요청하며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고인은 전공의들에게 “어려운 환경일수록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라는 제네바 선언(히포크라테스 선서)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고인은 “협상 조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환자들은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환자의 곁을 지키며 치료를 해야 하는 의사의 책무는 여러분들이 택한 막중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의대 교수 등에는 “전공의들을 협상의 자리로 인도하는 사회 지도자의 경륜을 보여 달라”고 제언했다.

빈소는 경기도 김포 아너스힐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10시에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