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심화에 외국인 투자심리 냉각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개월 연속 FDI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이 중국을 계속 통제하는 한, 어떤 경제 부양책을 내놓아도 이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 경기 침체의 원인은 다름 아닌 공산당”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월부터 2월까지의 대(對)중국 FDI 규모는 2150억 9000만 위안(약 40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년 데이터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는 여기에서 약간 감소하긴 했지만, 최근 10년간의 데이터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투자 규제 완화, 인센티브 제공, 비자 발급 요건 간소화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대만 중화경제연구소의 왕궈천 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이 계속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이전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노력에도 외국자본 유출 현상은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공산당의 최근 움직임에는 외국자본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다”며 “이는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 의회 대표단이 만난 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을 방문한 척 슈머(민주당·뉴욕주) 미 상원 원내대표에게 “중국과 미국은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상호 간 협력과 발전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자본은 계속해서 중국을 떠나고 있다. 중국의 자본 유출 규모는 지난해에만 687억 달러(약 92조 원)에 달했다. 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자본보다 중국에서 외국으로 빠져나간 자본이 687억 달러나 더 많다는 뜻이다.
대만의 경제학자이자 정치 평론가인 황스충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인도나 다른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을 대하는 중국공산당의 태도가 이런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며 “중국공산당은 수많은 외국 기업을 조사하고 처벌했으며, 비즈니스 환경을 통제하고 억압했다. 이것이 외국자본 유출을 가속화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공산당은 여러 외국 기업의 중국 사무소를 급습한 뒤, 이곳에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들을 체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의 억압적인 환경은 외국인 기업가와 투자자들의 주요 우려 사항”이라며 “외국 기업과 그 관계자, 투자자들을 위협하는 행위는 더 많은 외국자본이 중국에서 빠져나가도록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스충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중국 당국의 새로운 계획은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외국자본 유출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공산당의 통제와 탄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에 변화가 없다면, 외국 기업에 아무리 많은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