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전설적인 영웅 헤라클레스는 신탁으로 인해 그리스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가 요구하는 12가지 과업을 수행해야만 자신의 죄를 씻어낼 수 있다. 그 첫 번째로 네메아의 사자를 처치했고, 두 번째 속죄를 위한 여정을 떠났다.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과업
에우리스테우스 왕은 헤라클레스에게 두 번째 과업으로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 히드라를 처치하라고 명령했다. 히드라는 이빨에 맹독을 지녔지만, 내뿜는 숨결과 피부의 점액에도 강력한 독이 포함돼 있어 신들조차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히드라는 늪에 거주하며 농경지에 자주 출몰해 가축을 죽이고, 끔찍한 악취와 독으로 주변의 물을 더럽혀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했다.
헤라클레스는 조카 이올라오스와 함께 히드라를 찾으러 나섰다. 히드라의 은신처를 발견한 그들은 불붙은 숯덩이를 던져 히드라가 나오도록 유도했다. 히드라가 나오자마자 헤라클레스는 몸통을 붙잡고 몽둥이로 머리를 내려쳤다. 하지만 헤라클레스가 머리를 하나 잘라낼 때마다 그 자리에 두 개의 머리가 자라났다. 게다가 헤라클레스를 방해하기 위해 여신 헤라가 그곳에 거대한 게 카르키노스를 보내 그의 발목을 물게 했다.
헤라클레스가 첫 번째 과업에서 승리의 전리품으로 얻은 네메아 사자의 가죽이 히드라의 맹독을 막아주긴 했지만, 보호 가죽으로 가리지 못한 발목을 물리면서 상처에 스며든 맹독은 그를 고통스럽게 했다. 필멸자인 인간은 맹독에 목숨을 잃고 고통을 끝낼 수 있지만, 불멸자인 헤라클레스는 죽지 못하는 채로 영원히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오랜 시간 치러진 치열한 결투에 그는 혼자서는 이 두 마리 괴물을 물리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그는 근처에서 지켜보던 이올라오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헤라클레스가 게를 상대로 전투를 벌이는 동안 이올라오스는 주변의 숲에 불을 질러 히드라가 숨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헤라클레스는 이올라오스에게 자신이 히드라의 머리를 베어내면 그 자리를 횃불로 태워 머리가 자라지 못하게 해달라고 했다.
마침내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마지막 머리를 제거한 후 머리를 땅에 묻고 위에 무거운 돌을 얹어 봉인했다. 왕에게 돌아가 임무 완수를 고하기 전, 그는 화살촉 끝을 히드라의 피에 담가 독화살을 만들어 강한 무기로 삼았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를 무찌르는 데 성공했지만, 에우리스테우스 왕은 그가 혼자서 해낸 게 아니라며 과업을 완수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래 10가지가 남아야 하는 과업은 한 가지가 더 늘게 된다. 헤라클레스의 아버지인 제우스는 아들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히드라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고, 여기서 유래한 바다뱀자리는 오늘날 88개 별자리 중 가장 큰 별자리다.
인내와 조화
일부 학자들은 히드라와 헤라클레스의 이야기가 실제 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고대 그리스인들이 환경 문제에 대처한 방법을 묘사한 것으로 여긴다. 히드라의 머리는 농지를 범람시키고 늪을 만드는 샘을 상징한다. 헤라클레스가 히드라의 머리를 제거하는 것은 물줄기를 차단해 홍수를 막는 것과 관련이 있다. 또한 숲을 태우기 위해 불을 사용한 것은 물길의 방향을 바꾸는 것과 관련된다. 물은 고대 그리스 사상의 네 가지 원소인 물, 불, 공기, 흙 중 하나로 그 반대 요소인 불과 균형을 이룬다. 그들은 이 원소들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우주와 인체가 조화를 이룬다고 믿었다.
우리는 스스로가 균형을 잃었을 때, 그 사실을 인식해야만 다시 바로잡을 수 있다. 여기서 불은 헤라클레스가 히드라(물)에 맞설 때 균형을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그와 반대되는 조처를 해야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과업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과업은 우리에게 도움과 협업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우리는 때로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고 여기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친구나 동료와 함께 과제를 수행할 때는 분명 배울 점이 있고 문제를 빠르고 현명하게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고난을 극복하려면 도움도 필요하지만, 인내심도 필수적이다. 헤라클레스가 히드라의 머리를 잘라낼 때마다 그 자리에 두 개의 머리가 다시 생긴 것처럼 때때로 우리는 고난을 마주했을 때 조금씩 해결되는 기미를 보이다 다시 배로 커졌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디면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닥쳐오는 고난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큰 인내가 필요하다.
어쩌면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아, 즉 우리 자신의 머리를 잘라내는 정도의 인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과업은 내면의 싸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헤라클레스는 우리의 진정한 영혼을 상징하고 머리가 많은 히드라는 자아가 가진 죄악을 상징한다. 머리는 잘라도 계속 자라나지만, 그 죄를 완전히 떨쳐내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통과 노력, 그리고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에릭 베스는 시각 예술 박사 과정 연구소(IDSVA)의 박사 과정 후보자이자 뉴욕주 미들타운에 있는 페이티안 대학의 조교수입니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기사화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