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홍콩 반중언론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75)가 수감된 지 1000일을 넘기며 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 지난해 12월 열릴 예정이었던 라이의 재판은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오는 12월 18일 개시될 예정이지만, 종신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2020년 8월 라이는 자신의 두 아들, 신문사 임직원 등과 함께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해 12월 31일 홍콩 당국은 라이를 구속 기소로 전환했고 라이는 그대로 수감됐다. 이후 2021년 6월 홍콩 경찰은 경찰 500명을 동원해 중국 당국이 ‘반중 매체’로 규정한 빈과일보의 사옥을 급습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빈과일보는 마지막 호를 발행하고 폐간했다.
1995년 6월 창간호에서 “빈과일보는 홍콩의 것이며 홍콩인을 위한 신문임을 서약한다”고 선언했던 빈과일보는 국가보안법의 벽을 넘지 못하고 그렇게 26년 역사를 마감했다.
빈과일보와 지미 라이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2020년 6월 30일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지난 3년은 홍콩 사회에 있어 극단적인 변화의 시간이었다. 현재 홍콩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리 왔다.
고백하건대 필자는 빈과일보 소속 칼럼니스트였다. 그러나 홍콩 국가보안법은 검열의 공포를 통해 홍콩에서 언론의 자유, 나아가 표현의 자유를 삭제했다. 중국공산당이 정립한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아래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보도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같은 뉴노멀 시대에서 합법적인 행위란 무엇인가. 그 또한 공산주의 정권이 결정한다. 공산주의 정권이 ‘합법’이 무엇인지를 절대적으로 규정한다.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은행 계좌 동결에서부터 구금까지 심각한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단순한 경고가 아닌, 이미 빈과일보를 통해 입증된 홍콩의 현실이다.
2019년 6월 홍콩 전체 인구 30%에 달하는 200만 명이 홍콩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며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진정한 민주주의였다. 2023년 현재 홍콩 사람들은 엄청난 변화,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자유를 빼앗겼다. 홍콩의 미래 또한 밝지 않으며 불확실하다.
이제 홍콩에는 양 극단의 두 가지 선택지만 남았다. 복종하거나, 처벌당하거나다. 이는 모두에게 가혹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홍콩에 남아 강도 높은 검열과 감시, 심지어는 탄압을 견디며 살 것인지 아니면 자유라는 인간의 기본권을 찾아 해외로 망명할 것인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가슴 아픈 결정 앞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홍콩인들의 정신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중국의 통제가 심화하는 와중에도 홍콩 곳곳에서는 저항정신이 결집하는 추세다. 학생, 공무원, 사업가, 학자, 언론인, 전문직 직장인 등 모두가 자유를 위해 단결하는 중이다. 홍콩의 정신은 홍콩 내부는 물론, 해외의 홍콩인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라이의 재판은 오는 12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국가보안법상 국가 분열 등의 혐의를 받는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 라이를 향해 홍콩인들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언젠가 홍콩에 자유가 다시 찾아오기를 갈망하고 있다.
전 홍콩 헤지펀드 대표인 에드워드 친은 현재 국경없는 기자회(RSF) 홍콩·마카오 지부의 수석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