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핵확산방지조약(NPT)’ 재검토회의 준비위원회에서 발언한 57개 국가·조직 중 유일하게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빈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빈 인터내셔널 센터에서 NPT 재검토회의 준비위 제1차 회의가 진행 중이며, 중국은 회의 첫날부터 처리수를 ‘핵오염수’라고 부르며 방류 중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8일 회의에서도 “(그렇게 안전하다면) 일본은 왜 자국에서 산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않느냐”고 비판하고,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에 관해 “문제가 없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도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9일 공산당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전날 중국 대표가 준비위에 안건을 제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에 관해 “세계의 해양환경 및 공중보건 문제”라고 주장하고 “도쿄전력은 숫자를 은폐하고 위장하고 있다”, “IAEA는 일본이 제출한 한정적인 정보만 가지고 분석한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대다수 참가국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 보고서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호주,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은 명확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영국 대표는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은 IAE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 역시 처리수 방류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IAEA 약속을 신뢰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표는 “일본의 거듭된 설명에도 중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같은 논의를 반복한다”며 “방류하는 처리수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규제 기준을 훨씬 밑도는데도 중국이 ‘핵오염수’라고 부르는 것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오염수를 처리해서 방류할 예정이다. IAEA의 국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등 원전 전문가들은 ALPS를 거치면 원전의 방사성 물질 대부분이 제거되며, 남은 삼중수소는 미미한 수준으로 위험성이 없다고 본다.
미국의 기초과학, 생명과학 분야 대표적 연구기관이자 원자력 분야에서 권위를 갖춘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폴 딕먼 박사는 VOA에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흩어져 존재하는 것으로, 먹고 마시거나 숨을 쉬는 것 모두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딕먼 박사는 “전 세계 원자력 발전소는 지속적으로 삼중수소를 바다에 폐기하며, 여기에는 중국의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방류를) 일본을 공격할 정치적 기회로 삼았다”며 “그들(중국)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일본이 한다고 비난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선”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수천 개의 탱크에 저장하고 있는 처리수에 대해 IAEA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2021년 4월 13일 해양방출 방침을 결정했으며, 법적 절차나 설비 등을 마련해 2년 후 방출하기로 했다. 현지 어업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해안에서 1km 떨어진 곳에 해저터널을 완공해 향후 30년에 걸쳐 나눠서 방출할 예정이다.
박석순 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은 지난 6월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기고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가 우리의 바다에 미칠 피해에 관한 과학적 진실 공방이 정치적 여론전으로 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여기에는 반핵과 반일 세력에 중국까지 끼어들어 진실을 매몰시키고 수많은 가짜뉴스를 만들어 선동에 나서고 있다”며 “(2011년 사고 직후부터) 2년간 방사능 오염물이 거의 2년 동안 바다에 흘러갔음에도 지금까지 우리 바다에는 어떤 변화도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후쿠시마 해안의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태평양을 돌면서 희석됐기 때문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이번에는 음용수 기준보다 더 깨끗하게 정화해서 방류하는 것인데 피해를 준다는 주장은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를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나, 중국의 다수 원전에서 방출하는 삼중수소는 일본이 방출하기로 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연간 기준치의 약 50배 수준이다. 이는 중국 측 자료를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분석해 찾아낸 것이다.
* 이 기사는 에포크타임스 일어판 편집부에서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