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단체, 부산 유엔 기념공원 참배 행사
전쟁고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관람
‘자유’ 주제로 토크 콘서트 개최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부산 남구 유엔 기념공원에서 6·25의 참된 의미와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민국 교원조합(상임위원장 조윤희)은 6월 22일, ‘6·25 전쟁에서 2022 대한민국까지! 함께 모여 자유를 외치다’를 주제로 호국보훈의 달과 6·25 전쟁 발발 72주기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2008년 설립된 ‘대한민국 교원조합’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합법적 자유 우파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조윤희 대한교조 상임위원장(부산 금성고 교사)은 “6·25전쟁을 단순한 내란으로 잘못 알고 잘못 가르치는 학교 현장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올바로 알리고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회 교사인 조 위원장은 “수업 시간에 6·25 전쟁을 두고 학생들로부터 ‘내란 아닌가?’ ‘북침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으면서 이번 행사를 구체적으로 기획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조 위원장은 “교훈을 얻지 못하는 6·25전쟁은 비극에 그칠 뿐”이라며 “교육 현장에서 6·25전쟁을 ‘자유’ 관점에서 교육해야 하고, 새 정부 교육정책의 최고 목표도 ‘자유’ 교육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부로 나눠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 1부는 오전 11시부터 식전 행사를 겸해 유엔 기념공원을 참배했다.
조 위원장은 “유엔 기념공원을 참배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며 “우리 아이들보다 어린 병사들이 누운 그 자리를 볼 때마다 눈물이 핑 돈다”고 말했다. 이날 유치원 아이들이 견학하러 와서 참배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저렇게 어릴 적부터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이날 캐나다 출신 참전용사의 유해 안장식도 거행됐다. 지난 1952년 4월, 만 19세 나이로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고(故) 존 로버트 코미어(John Robert Cormier) 참전용사는 당시 캐나다 육군 제22연대 제1대대 소속으로 1953년 4월까지 참전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작고한 고인은 임종 전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지난해 11월 25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을 신청해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UNMCK)로부터 승인받았다. 코미어 참전용사의 유해는 지난 20일 국내로 봉환됐다.
본행사는 유엔 기념공원 내 유엔 평화기념관으로 자리를 옮겨 오후 1시부터 2부, 3부 행사로 이어졌다.
유엔 평화기념관 3층 로비에는 지난 6월 13일부터 나흘간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주관해 국회에서 열린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 사진전에서 전시했던 사진 일부가 전시되기도 했다.
2부 행사로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상영했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6·25 전쟁 후 북한에서 동유럽으로 보내진 1만 명 전쟁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지난 202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에 맞춰 개봉됐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로마국제무비어워즈(Rome International Movie Awards)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16개국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같은 제목의 책도 출판됐다.
김덕영 감독은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까지 동유럽 5개 나라에 숨겨져 있는 1950년대 북한 전쟁고아들의 행적을 찾았다. 15년에 걸친 작업이었고, 자비 2억 원을 쏟아부었다.
6·25전쟁 직후 한반도에는 10만 명의 전쟁고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위탁교육’이란 이름으로 동유럽 국가에 분산 수용된 북한 고아들은 1만 명으로 추산됐다.
김덕영 감독은 “북한 전쟁고아들의 1950년대 행적을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북한 정권의 폐쇄적인 속성과 역사성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최근 이 영화를 ‘두 개의 고향’이란 제목의 상업영화로 제작하기 위한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 아울러 대한민국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된 진실을 들춰내는 다큐멘터리 영화 ‘하와이로 간 대통령’ 작업에도 돌입했다.
김 감독은 이번 행사에서 ‘김일성의 아이들’ 영화를 상영하게 된 취지에 대해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북한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등에 관한 국민적 여론을 환기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서 보듯이 북한의 실체에 관한 진실은 여전히 의혹투성이”라며 “북한 관련해서 문재인 정부가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김 감독은 “이는 20~30년 동안 대한민국 좌파 정권이 행한 섣부른 통일론에 기반한 햇볕정책 등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됐다”면서 “북한 체제나 김일성 주의·정권의 속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덧붙였다.
3부 세미나는 ‘자유’를 주제로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윤희 위원장은 “지난 5년간 6·25가 너무 의미 없이 폄훼됐다”며 “희생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절대 지켜질 수 없는 ‘자유’가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전달돼야 하고, 교육적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를 통해 “6·25 전쟁은 김일성, 스탈린, 마오쩌둥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명백한 침략 전쟁이자 전쟁 범죄”라며 “6·25의 실상은 꽃 같은 수십만 청년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1천만 명의 이산가족을 발생시킨 비극적인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지난 5년간 간과된 이러한 점을 분명히 인식할 때 힘의 뒷받침 없이 입으로만 외치는 공허한 평화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6·25 전쟁 발발 72주년을 맞아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고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6·25 전쟁에 대해 “단순히 한국전쟁이 아니라 전 세계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문명사적 전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대한민국 정치인 중 자신의 말과 정치 행위가 국가 존망이나 국민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고 매일 밤잠 설쳐가며 고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며 “6·25 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가 유엔군의 참전을 즉각적으로 끌어 내고 미국을 상대로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 미군 주둔을 이끈 정치적 결단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미나는 현진권 자유인포럼 대표가 사회를 맡았고 김덕영 영화감독, 황인희 작가, 남정욱 작가, 신중섭 강원대 명예교수,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황승연 경희대 교수, 천세영 전 충남대 교수, 홍수연 JT정치문화연구소 사무국장이 토론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