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바이든 ‘코로나19 비상사태 연장’에 제동

김윤호
2022년 03월 04일 오후 3:27 업데이트: 2022년 03월 04일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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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선포됐던 ‘국가비상사태’ 종식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비상사태 연장’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상원은 3일(현지시각) ‘코로나19 국가비상사태 추가연장 반대’ 결의안을 48대 47의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번 표결에서 공화당은 재적의원 50명 중 48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은 50명(무소속 2석 포함) 중 47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1표차였다.

총 100석의 상원 의석 중 50석씩 나눠 가진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번 결의안 표결에 당론 투표로 임했다. 참석한 의원 중에 이탈표는 없었으나, 5명이 기권하면서 공화당이 승리했다. 기권한 의원 중 공화당은 2명, 민주당은 3명이었다.

이번 결의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연장” 방침과 정면으로 반대된다.

국가비상사태는 지난 2020년 3월 선포됐으며 올해 3월 1일 종료 예정이었다. 마침 미국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감 추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보건당국은 코로나19를 ‘비상사태’에서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변경한 방역지침도 공개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이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국가의 안전과 공중보건에 대한 중대한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연방정부의 비상대응 능력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정부는 의회와 법적 제한을 벗어나 추가적인 정부 지출이 가능하다. 특별조치도 평상시와 달리 손쉽게 내릴 수 있다.

결의안을 발의한 공화당 로져 마샬 의원은 투표 결과를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우리 국민은 2년 가까이 비상사태를 겪으며 지쳐 있다. 이제 자유롭게 숨 쉬기를 갈망한다”며 “국민은 신이 주신 자유를 원하고, 지도자들이 국민의 편에 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샬 의원은 성명에서 “이제 미국은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때”라며 “비상사태 해제를 통해 국민에게 일상 회복이 가까워졌음을 알리고, 헌법적 권리와 정부 권력에 대한 제한이 여전히 최우선임을 확인시켜준 동료 의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지역구 뉴욕)는 이날 표결 전 “코로나바이러스 새 변이종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아직 비상사태를 끝낼 때가 아니다”라며 의원들에게 반대표 행사를 호소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 결의안은 바이든 정부의 팬데믹 대응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고 우리가 일궈냈던 모든 진전이 향후 갑자기 되돌려질 위험을 키울 것”이라며 “국가비상사태 유지는 정부의 팬데믹 대응을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 마이크 브라운 상원의원은 백신 접종자뿐만 아니라 한번 가볍게 앓았다가 회복해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들까지 합산하면 “국민 상당수가 이미 보호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풍토병화하고 있다는 전문가 견해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2년 전, 선포 당시에는 비상사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대통령과 전국의 주지사들은 코로나19 비상사태 선언으로 부여받은 임시적 특별권한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려면 꼭 선행되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결의안 통과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가비상사태 유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