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보건당국이 11일(현지시각) 모더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서 매우 희귀한 질환이 발생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확인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더나의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에게서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이 발생했다는 보고 6선이 접수돼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은 모세혈관을 통해 혈장액과 혈장 단백질 등 체액이 새어나가 팔·다리가 부어오르거나 저혈압을 일으키는 심각한 희귀질환이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심할 경우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4년 연속 최고 병원으로 선정된 바 있는 종합병원인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이 질환이 발생하면 메스꺼움, 피로감, 신경과민, 근육통, 심각한 갈증 또는 급격한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유럽의약품청은 “현 단계에서 백신 접종과 보고된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백신의 안정성과 관련해 새로운 정보를 발표하거나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유럽의약품청 연구진이 모더나 백신 접종과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모든 자료를 분석할 것이며, 모더나 코로나19 백신과 다기관(다계통) 염증 증후군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불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계통 염증 증후군은 발열, 염증의 증거와 함께 심장·혈관·내장·피부·신경 등 여러 장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손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증후군은 지난해 5월 미국,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괴질’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데, 유럽의약품청은 이 질환이 아직 불충분하지만 코로나19가 아니라 백신과 연관됐을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백신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올해 초 유럽의약품청 안전위원회는 모더나 백신과는 다른 기술을 사용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으로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을 제품 정보란에 추가하도록 했다.
유럽연합 외에 캐나다 보건국이 비슷한 시기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을 AZ 백신 제품 정보란에 추가했으며, 한국에서도 지난 6월 같은 조치를 취했다. 캐나다 보건국은 해당 증후군 병력이 있는 사람은 AZ 백신을 접종하지 말라는 경고문구도 기재하도록 했다.
앞서 미국, 유럽 및 캐나다 보건당국은 모더나 백신의 부작용 가능성을 시인하면서도 “접종에 따른 이익이 잠재적 위험보다 크다”며 접종 권고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은 이날 “모든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이 백신 역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부작용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더나 백신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가볍거나 중간 정도이며 백신 접종 후 며칠 안에 낫는다”고 발표했다.
한편, 모더나는 이번 발표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모더나는 현재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 허용 연령을 6~11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