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H&M,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미국에 대한 비난 수준을 한층 강화했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으며 중국을 제재하자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이 불매운동을 주도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표적이 됐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하며 중국의 강제노동 문제를 재차 부인했다.
우선 150년 전에 이미 폐지된 미국의 흑인 노예제도를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화 대변인은 “신장에서 강제노동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반중 세력이 날조한 거짓말”이라며 기자들 앞에서 흑인 노예들이 미국 목화 농장에서 일하는 사진을 꺼내 들었다.
그녀는 “강제 노동은 중국이 아닌 미국과 관련된 문제”라며 “이 사진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화 대변인이 보여준 사진은 흑인 노예가 아닌 한 교도소의 죄수 사진이라는 사실이 곧바로 밝혀지면서 네티즌의 조롱거리가 됐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이 사진은 미국의 유명 사진작가가 1968년 텍사스의 퍼거슨 교도소 죄수들이 목화밭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화 대변인은 또 신장의 목화밭 사진을 보여주며 “중국산 면화는 40% 이상 기계로 수확하며 아무도 강제로 채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이에 대해 “그러면 나머지 60%는 사람이 따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사진이 신장의 실제 상황인지 의심스럽다”며 “신장 사람들이 정말로 중국 정권의 위협을 받지 않고 자유롭다면 그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 대변인은 이날 불매 운동에 관한 질문에 “중국 일반 국민들은 그들의 견해를 드러내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외국기업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녀는 “외국기업이 중국의 밥을 먹으면서 중국의 밥그릇을 깨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기업이라면 중국인에 해를 끼치거나 중국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페이스북에 화춘잉의 연설 동영상을 올리며 그녀가 쉴 새 없이 눈을 깜빡이는 모습에 주목했다.
매체는 그녀가 1분 동안 무려 70번 이상 눈을 깜빡거렸다며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 눈을 자주 깜빡이게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