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자리 비켜달라며 툭툭 치던 어르신 때문에 활짝 웃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쪽잠을 자고 있던 A씨는 누군가 ‘툭툭’ 치는 바람에 깜짝 놀라 정신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앞에 서 있었다.
할아버지도 아닌 것 같은데, 뭐지?
속으로 “뭐야…”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하던 A씨였다. 그런데 그때, 중년 남성이 소리쳤다.
“아이고~”
“테레비에서는 이래 쪼매 툭툭 치고 눈치 주면 양보해주던데~~”
“한국 드라마에 속았네~~”
지하철 안에 있던 시민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A씨도 마찬가지였다.

부산에서 상경해 직장생활을 하던 A씨는 오랜만에 듣는 부산 사투리에 정감도 느꼈고, 중년 남성이 재치 있게 말씀하셔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중년 남성에게 자리를 양보한 A씨였다.
그러자 그 다음 행동이 예상 밖이었다. 자리가 생겼는데도 중년 남성은 자리에 앉지 않았다. 함께 있던 웬 젊은 여성을 자리에 앉혔다.
알고 보니,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은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관계였다. 임신 중인 며느리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었다.
중년 남성인 줄 알았던 분은 시아버지였다. 워낙 젊어 보이셔서 A씨는 자리를 양보할 생각도 못 했다.
며느리는 자리에 앉으며 A씨에게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임신 중인데… 아직 배가 안 나와서… 우리 시아버지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설명했다고.

이에 A씨는 “아 네, 몰랐네요. 편히 앉아서 가세요!”라고 상냥하게 대답했다.
이후 A씨는 그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를 듣게 됐는데, 너무 웃기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둘의 대화를 재구성했다.
시아버지 : 연극 보고 뭐 묵으러 갈꼬?
며느리 : 음… 아무거나 다 돼요?
시아버지 : 말해봐라.
며느리 : 정말요? 알리오올리오?
시아버지 : 그기 뭐꼬?
며느리 : ㅋㅋ아니에요. 아버님은 느끼해서 못 드세요.
시아버지 : 괜찮다. 가자. 알리고올리고.
며느리 : 진짜요? 아니에요. 아버님도 잘 드시는 걸로 해요.
…

시아버지 : 고기 묵을래? 소고기 사주까?
며느리 : 점심부터요?
시아버지 : 와? 파이가?(별로야?) 못 묵긋나?
며느리 : 아이고~ 없어서 못 묵죠~
시아버지 : ㅋㅋㅋㅋㅋㅋ
A씨는 대화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저렇게 다정할 수가 있나 싶었다. 정말 아빠와 딸처럼 대화하더라”
이어 “나도 시집가면 시아버지와 저렇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보기 좋고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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