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에 털이 났다는 말이 있다.
참 재밌는 표현이다. 털이 나면 감각이 둔해져 예민함을 잃게 된다.
이런 예민함은 큰일보다 작은 일에서 더 잘 드러난다.
아예 큰 잘못을 하면 조심하고 겁을 내지만, 사소한 일은 ‘이것쯤이야’ 하고 어물쩍 넘기기 쉽다.
새우를 판매하던 사장님도 이렇게 양심의 예민함을 잃은 고객을 많이 만났던 모양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양심 고백한 고객에게 감동한 새우집 사장님’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새우를 산 한 고객과 사장님이 나눈 대화였다.
고객은 메시지를 보내며 사장님에게 계좌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사연인즉, 새우를 주문했던 고객은 사람이 없을 때 배송이 맞물릴 것 같아 이를 취소했다.
이후 사람이 직접 받을 수 있을 때 다시 주문했다.
그런데 새우는 앞에 취소한 것까지 2상자가 배달됐다.
고객은 카드결제가 취소된 새우값 24,900원을 보내겠다고 알렸다.
메시지를 확인한 사장님은 감동했다.
그는 “정말 양심적 고객님이시네요”라며 “보통 지나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제가 돈을 못 받겠어요. 제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드시고 다음에도 많이 이용해주세요”라고 답했다.
사장님의 답변에서는 중복으로 배송됐다는 것을 알리고, 정당하게 값을 치르겠다는 고객에 대한 고마움이 드러났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양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고객이 드물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해당 쇼핑몰 사장님은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구대리에서 흰다리새우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FTV 낚시채널 ‘안좌도’편을 통해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훈훈한 대화를 접한 누리꾼들은 “두 분 다 멋지다” “난 매번 알려줘도 좋은 소리 들어본 적 없는데” “저런 경우 그냥 반품하지 돈 다시 준다는 말은 잘 안 하는데” “맘 따수워진다ㅠㅠ”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나도 그냥 반품하니까 친구들이 바보 취급하더라”며 비양심적인 요즘 세태를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