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습니다…” 경찰청장이 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연진
2020년 06월 11일 오후 3:1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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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습니다. 참회합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만나 고개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찰 수장이 사과한 것은 3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민 청장은 정복 차림으로 추모식에 모습을 나타냈다.

추모식 시작 전, 인사를 나누던 민 청장은 배 여사에게 다가가 “너무 늦었습니다. 저희도 참회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죄스러움을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라며 “어머니께서 이렇게 마음을 풀어주시니, 저희가 가슴 깊이 새기고 더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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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끝난 뒤 민 청장은 “경찰의 절제되지 못한 공권력 행사로 이런 비극이 초래된 것에 대해 지난날의 과오를 참회한다”고 밝혔다.

또 “어머님을 비롯한 유가족분들이 마음을 열어주셔서 늦게나마 용서를 구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루탄에 피격당한 이한열 열사 / 이한열기념사업회

그러면서 “33년 전, 오늘 이 자리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의 모습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라며 “이 열사님이 꿈꿔왔던 뜻을 깊이 성찰하며 그 뜻을 이루는 데에 동참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여사는 “33년이 지났어도 나는 87년 그날이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이어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과하면 뭐가 해결이 되느냐”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