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이란과 미국의 대립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이래로 중국 하루 원유 수입량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관세청은 11월 중국의 월별 원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1113만 배럴(1배럴=158.97리터)로 10월 1072만 배럴, 지난해 동월 961만 배럴에 비해 증가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중국은 2005년 미국의 최고 원유 수입량 1010만 배럴을 넘어설 것이다.
중국은 2015년에 국내 원유 생산량이 약 430만 배럴로 정점을 찍을 때까지 세계 4대 원유 생산국이었다. 이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져 오늘날 중국은 2007년 이래 380 배럴의 최저 생산량을 기록하며 7위 생산국으로 전락했다.
중국은 2017년부터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됐으며, 2018년 원유 70%를 수입에 의존했다. 중국의 주요 석유 조달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란·이라크·앙골라 등이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브렌트유 가격으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보다 약 5달러의 프리미엄을 더 지불하고 있다.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 증가로 WTI 가격은 낮아진 반면, 중동산 원유 가격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후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8년 11월 2단계 경제·금융 제재를 재개하며 이란산 원유 거래를 차단했고, 이를 어기면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미국과 사업을 할 수 없게 조치했다. 미국의 대중국 원유 수출은 2016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출량이 대폭 떨어졌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를 공습 살해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제재를 경고하면서 중동은 한층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6일 원유 선물 가격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1.67달러 오른 70.27달러,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가 배럴당 64.3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원유 선물 가격은 브렌트유 68.15달러,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62.71달러로 다시 하락하며 유가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2017년 내놓은 제13차 5개년계획은 민간과 외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자는 기본 목표 하에 석유·가스 등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2개의 오래된 유전에서 생산량을 50%(약 200만 배럴) 늘리겠다며 2019년 3월 국내 석유 탐사 예산을 20%(770억 달러) 증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낙관적인 계획안에도 불구하고, 왕이린 중국 국가석유공사(CNPC) 회장은 “중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는 거의 70%”라고 언급했다.
왕 회장은 “에너지는 경제의 생명줄이기 때문에, 국가의 핵심 기업이며 국내 최대의 석유 및 가스 공급 업체로서 중국 국가석유공사는 건전한 자원 개발 전략으로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기 예측에서 중국의 국내 원유 생산은 하향세를 유지할 것이며 원유 수입량도 계속 상승해 2024년 76%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11월에 발표된 IEA의 장기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는 2040년까지 82%에 이를 것이다.
왕 회장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와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석유 의존도가 그렇게 높다는 사실이 매우 위험한 (경제) 불안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왕 회장은 자국 내 석유 생산량이 증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대신 중국은 전략적으로 석유 비축량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석유 비축량은 40~50일 분량으로 일본과 미국의 비축량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