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로 시작하는 공연…내셔널 심포니, 새 전통 세운다
워싱턴의 케네디 센터 | 사진=셔터스톡
미국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National Symphony Orchestra)는 올해 열리는 모든 연주회에서 ‘국가(國歌)’를 프로그램의 시작으로 연주하게 되었다. 케네디 센터의 회장 리처드 그레넬은 10월 10일, 미국의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pangled Banner)’가 앞으로 모든 공연의 오프닝 곡으로 연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행정부 특별 대사이자 전직 국가정보국(National Intelligence) 국장 대행이었던 그레넬은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국가를 연주해야 합니다.” 라고 성명에서 밝힌 바 있다.
케네디 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국립 교향악단과 케네디 센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에포크 타임스》에 전했다. 사실, 모든 공연 시작 전 국가를 연주하는 것이 전례없는 일은 아니다. 포트워스 교향악단(Fort Worth Symphony Orchestra)과 오클라호마시티 교향악단(Oklahoma City Symphony Orchestra) 두 곳은 예전부터 정기적으로 국가를 연주하는 관행을 따르고 있다.
《성조기여 영원하라》라는 노래가 미국 국가로 지정된 데에는 오랜 역사가 있다. 1931년 미국 의회의 공동 결의안은 미국의 공식 국가로 존 스태퍼드 스미스가 작곡한 ‘천상의 아나크레온에게 바치는 노래(To Anacreon in Heaven)’ 선율에 프랜시스 스콧 키가 가사를 붙인 노래를 지정했다.
이번 조치는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의 국립 공연 예술 공간인 케네디 센터에서 일어난 변화들 가운데 가장 최근의 조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케네디 센터 이사회의 의장으로 재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네디 센터에서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공연 시리즈를 매진시켰던 기록이 있다. 그레넬의 최신 발표에 따르면, 33년 만에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14년 만에 비엔나 필하모닉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대중들이 상식적이고 전통적인 프로그램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레넬은 이달 초 X(구 트위터)에 비엔나 필하모닉의 복귀 소식을 전하며 고전 음악, 전통 발레 등의 전통적인 프로그램 구성의 필요성과 관심을 말했다.
케네디 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3일,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연례 기금 마련 갈라 행사에서 345만 달러(약 46억 원)를 모금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뉴욕 필하모닉의 행사보다 15만 달러 더 많은 금액이다. 모금된 금액은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 교육, 그리고 지역사회 참여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센터의 새로운 운영진 아래, 이번 갈라 행사에는 새로운 기부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행사 참석자의 절반 이상은 처음 방문한 손님들로, 케네디 센터의 관객층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지안안드레아 노세다는 최근 계약을 2031년까지 연장하며, 아론 코플런드와 차이콥스키를 포함한 미국과 러시아 작품들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지휘하게 됐다.
오랫동안 클래식 공연을 즐겨온 일부 관객들은 형식의 변화에 놀라움을 표했는데, 전통적으로 클래식 공연은 애국가가 아니라 교향곡 레퍼토리로 바로 시작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다소 이례적인 공연 방식에 의아함을 표현하는 관객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케네디 센터 운영진들은 이 변화가 예술을 통한 국가적 존엄성과 정체성의 회복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수 인턴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