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의 눈부신 잠자리들
904년경 루이스 C. 티파니가 제작한 헤어 장식. 금, 은, 백금, 블랙 오팔, 볼더 오팔, 데만토이드 가넷, 루비, 에나멜. 높이 8.3cm.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제공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된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헤어 장식은 ‘기념비적인’ 걸작이다. 높이가 8.3cm에 불과한 이 작품은 민들레 홀씨 위에 내려앉은 두 마리의 잠자리를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특별함은 독창적인 예술성, 주제, 그리고 재료에서 비롯된다. 전설적인 헤이브마이어 컬렉션에 보관되어 있던 이 작품의 존재는 기록 사진으로만 학자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큐레이터가 우연히 이 작품을 재발견하면서 미술관에 소장되게 되었다.
보석 같은 유산
티파니(1848–1933)는 거의 모든 장식 예술 분야에서 거장이었다. 그의 초기 예술 활동은 화가로 시작했지만, 오늘날 그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꽃무늬 램프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전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자연, 그리고 빛과 색채의 탐구이다.
보석은 티파니가 실험한 마지막 분야 중 하나였지만, 보석 제작은 그의 혈통에 흐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유명한 티파니 앤 코(Tiffany & Co.)의 창립자였다.
티파니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인 1902년에 보석 디자인을 시작했다. 그의 첫 작품들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루이지애나 매입 박람회에서 전시되었으며, 현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된 오팔 목걸이를 포함해 27점이 전시되었다.

1904년경 루이스 C. 티파니가 제작한 목걸이. 오팔, 금, 에나멜. 길이 45.7cm.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퍼블릭 도메인
이 목걸이를 제작할 때, 그리고 그의 많은 보석 작품에서, 티파니는 고급 보석 대신 준보석을 선호했다. 그는 보석의 본질적 가치보다는 색상과 빛을 확산시키고 변형시키는 특성을 기준으로 보석을 선택했다. 특히 오팔은 그가 특허를 받은 무지개빛 파브릴 유리와 유사한, 불꽃 같은 광채를 지니고 있어 특별히 선호하는 보석이었다.
그의 아트 주얼리 부서는 1907년부터 1933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운영되었다. 이 기간 동안 약 5500점의 보석이 제작되었다.
티파니의 창조적 천재성이 발휘된 또 다른 분야는 실내 디자인이었다. 그의 전설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루이진 해브마이어와 헨리 오스본 해브마이어 부부의 맨해튼 저택 인테리어였는데, 이 부부는 근대 프랑스 미술과 티파니의 열렬한 후원자였다. 당대 최고 부호였던 이들 부부는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미술품 컬렉션 중 하나를 수집했으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아낌없는 후원자였다. 1929년 루이진이 사망한 후, 저택은 철거되었고 많은 실내 장식품이 경매로 팔렸다. 현재 미시간 대학교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공작 모자이크는 현관 대형 벽난로 위에 설치되었던 작품이다. 공작은 티파니의 고전적인 모티프 중 하나였다.
잠자리 모티프
티파니의 또 다른 대표적 소제는 잠자리였다. 역사학자 매리언 파셀은 그녀의 저서 “아름다운 생명체들: 동물의 왕국에서 영감을 받은 보석”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853년 일본과의 무역이 재개된 후 서구에서 잠자리 보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수천 년 동안 일본인들은 잠자리를 영리한 생물이자 여름과 가을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잠자리는 일본의 많은 수출품에 묘사되었는데, 여기에는 수백만 명이 관람한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된 장식품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티파니는 그 만국박람회에 참석했고 영감을 받았다. 다양한 일본풍 요소들이 티파니 디자인에 폭넓게 통합되었다. 티파니 램프 갓에 잠자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9년이었다.

헨리 O. 헤이브마이어 저택 현관 홀의 공작 모자이크, 1890–1891년, 루이스 C. 티파니 작. 미시간주 앤아버 소재 미시간 대학교 미술관 소장.│퍼블릭 도메인
잠자리는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 보석 세공인들에게 인기 있는 소재였다. 티파니의 헤어 장식은 당시 만들어진 잠자리 보석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자 그가 남긴 최고의 걸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은 잠자리가 민들레 홀씨 위에 잠시 앉아 쉬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했다. 민들레는 활짝 핀 모습이 아니라 생을 다해가는 마지막 순간인 홀씨의 모습이다. 하얀 홀씨 하나는 이미 반쯤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곧 사라질 아름다움, 그 덧없는 시간을 보석으로 영원히 붙잡아둔 것이다.
전통적으로 보석 세공인들은 장미나 팬지와 같이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꽃들을 선호했다. 민들레는 보석으로 담아내기에는 비정형적인 식물이다. 이러한 선택은 평범한 잡초의 아름다움에 대한 티파니의 감상을 반영한다.

1904년경 루이스 C. 티파니가 제작한 헤어 장식. 금, 은, 백금, 블랙 오팔, 볼더 오팔, 데만토이드 가넷, 루비, 에나멜. 높이 8.3cm.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제공
잠자리의 반짝임과 민첩성은 등에 블랙 오팔이, 머리에 핑크 오팔이 세팅된 금 형태와 얇은 거즈 같은 백금 날개로 표현되었다. 이 장식품을 착용했을 때 착용자가 움직이면 이 날개들이 약간 움직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금은 녹는점이 매우 높아서, 보석 제작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까지 수세기에 걸친 발명과 혁신적인 기술이 필요했다. 1900년경이 되어서야 백금은 고급 보석 제작의 필수 재료가 되기 시작했다. 티파니는 잠자리 날개에 백금을 독특한 방식으로 사용했다. 그는 날개의 섬세한 윤곽선만 백금으로 표현하고, 보석은 일절 세팅하지 않았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큐레이터인 앨리스 쿠니 프렐링하위센은 루이진 헤이브마이어의 증손녀인 린든 헤이브마이어 와이즈의 친구이다. 프렐링하위센은 잠자리 헤어 장식의 재발견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어느 여름, 그녀가 어린 아들과 함께 와이즈의 별장을 방문했을 때, 어린 아들은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쫓아다니며 매우 즐거워했다. 그때, 잠자리를 좋아하는 아이를 더 기쁘게 해주려고 와이즈가 일어나 벽장에서 작은 상자를 하나 꺼내 왔다.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놀랍게도 티파니의 잠자리 헤어 장식이 들어 있었다. 프렐링하위센은 그것을 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고 털어놓았다. 2002년, 와이즈는 이 작품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했고, 이 장식은 현재 더 많은 대중을 매혹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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