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비에크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피아노 신동이자 작곡가…13세에 쓰기 시작한 작품
결혼 다음 날, 로베르트 슈만은 아내 클라라 비에크 슈만에게 일기장을 선물했다. 첫 장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내 사랑하는 아내여, 오늘 내가 쓰기 시작하는 이 작은 책은 우리에게 깊은 의미를 지닐 것이오. 우리의 가정과 결혼생활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하는 일기가 될 것이며, 우리의 소망과 희망을 담는 기록이 될 것이오. 또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부탁이 있을 때 서로에게 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오.”
두 사람은 이 일기를 번갈아 쓰며, 매주 서로에게 건넸다. 그 일기를 함께 공유했듯, 두 사람의 삶 또한 음악적으로 얽혀 있었다. 그 결과는 19세기 음악사에서 가장 풍요로운 예술적 동반자 관계 중 하나로 남았다.
로베르트 슈만의 명성이 아내의 빛을 가리기도 했지만, 클라라의 연주는 진심 어린 울림과 섬세한 예술성으로 자신을 로맨틱 시대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감하게 했다.
천부적 피아니스트
클라라 비에크(1819~1896)는 피아니스트 집안에서 태어나 라이프치히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재능이 빛났고, 9세 때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콘서트 데뷔를 했다.
그녀는 연주자로서 요하네스 브람스, 멘델스존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대중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1000회가 넘는 연주 프로그램 기록이 남아 있다.
그녀의 피아노 실력은 탁월했다. 18세 무렵 한 평론가는 이렇게 썼다.
“그녀의 창의적인 손 아래에서는 가장 평범한 악구조차, 가장 일상적인 동기조차 특별한 의미와 색채를 지니게 된다. 그것은 오직 최고의 예술가만이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클라라와 로베르트 슈만. 1906년 출간된 『유명한 작곡가와 그들의 작품(Famous Composers and Their Works)』| Public Domain
그녀의 첫 피아노 협주곡
클라라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1번은 13세 때부터 3년에 걸쳐 작곡된 작품이다.
이번에 소개된 연주는 피아니스트 프란체스코 니콜로시(Francesco Nicolosi)가 연주하고, 스테파니아 리날디(Stephania Rinaldi)가 알마 말러 시노니에타(Alma Mahler Sinfonietta)를 지휘한 버전이다.
이 곡은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음악 감상)
알레그로 마에스토소(Allegro Maestoso),
로망스(Romanze),
피날레: 알레그로 논 트로포(Finale: Allegro non troppo).
이 곡은 젊고 상상력 넘친다. 피아니스트는 반주 부분에서도 우아함을 유지해야 하기에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3악장(14분 30초 부분)의 반짝이는 패시지에서 피아니스트는 마치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는 듯 바순 선율 위를 부드럽게 휘돌며 연주한다.
그러나 단순한 기교 이상의 매력이 있다.
2악장(7분 10초)의 고요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는 특히 인상적이다.
오케스트라는 잠시 침묵하고, 피아노가 혼자 노래하듯 연주를 이어간다.
이내 첼로가 독주로 등장해 처음의 선율을 되살리고, 피아노가 잦아들 무렵 팀파니가 낮고 웅장한 울림으로 들어온다.
이 로망스는 내성적이고 섬세하며, 상상력 풍부한 젊은 작곡가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게 한다.
*박은주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