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극복의 마지막 선택? 모발이식, 꼭 알아야 할 5가지 사실

많은 이들이 모발이식을 탈모 치료의 ‘마지막 수단’으로 여긴다. 빠르고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전문가들은 머리카락을 언덕 위의 숲에 비유한다. 모발이식은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숲의 건강한 나무를 뽑아 듬성듬성한 곳에 옮겨 심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의 수가 한정돼 있듯, 이식할 수 있는 모발도 점차 줄어든다.
일본에서 시작된 모발이식의 역사
현대식 모발이식의 기원은 1930년대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9년 일본 피부과 의사 오쿠다 쇼지는 화상이나 두피 손상을 입은 환자를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그는 두피에서 작은 원형 조직을 떼어내 탈모 부위에 심었고, 이식된 모낭은 자리 잡은 뒤 새 머리카락을 자라게 했다. 특히 이식편이 작을수록, 단일 모낭만 포함할수록 훨씬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서구 사회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1952년에는 미국 뉴욕의 피부과 의사 노먼 오렌트라이히가 최초로 현대식 모발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름 4mm에 달하는 비교적 큰 두피 조직을 사용해, 이식된 머리카락이 두껍게 뭉쳐 자라 자연스러움이 떨어졌다. 이식 모발은 흔히 ‘헤어 플러그(hair plugs)’라 불렸으며, 플라스틱 인형 머리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당시로서는 심각한 탈모 환자에게 가장 널리 쓰인 외과적 치료법이었다.
오렌트라이히는 단순히 수술을 성공시킨 것뿐 아니라, 후두부와 측두부 모발의 장점을 밝혀낸 인물로 서구 모발이식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이 부위의 모발은 건강하고 탈모에 강하며, 이식 후에도 빠질 확률이 낮다. 이후 모발이식 기술은 발전을 거듭하며 점점 자연스러운 결과를 내고 있다.
두 가지 대표적 방법: FUT와 FUE
현재 모발이식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모낭 단위 이식(FUT, 절개법)’이다. 후두부의 두피를 띠 모양으로 절제해 모낭 단위로 잘게 분리한 뒤 탈모 부위에 심는 방식이다. 한 번의 절개에서 1000~1500개의 모낭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절제 부위는 봉합되며, 뒤통수에 선 모양의 흉터가 남는다. 따라서 머리를 아주 짧게 자르는 사람에게는 흉터가 드러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최근 더 널리 쓰이는 ‘모낭 단위 추출법(FUE)’이다. 이는 특수 도구를 이용해 후두부와 측두부에서 모낭을 하나씩 직접 채취한 뒤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남는 흉터가 작고 흩어져 있어 회복 후 짧은 머리를 해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환자 유형에 따라 다른 선택
자연스러운 결과를 위해서는 의사의 숙련된 기술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0년 경력의 모발이식 전문의 제프리 엡스타인 박사는 “FUE는 정교하게 시행될 경우 탁월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자 상태에 따라 방법은 달라진다. FUT는 대량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주로 권장된다. 앤더슨 모발센터의 제러미 웻젤 박사는 “FUT는 한 번에 더 많은 모발을 옮길 수 있다”며, 여러 차례 시술 시 총 1만 개 모낭을 이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FUE는 5천~6천 개 수준이다.
특히 정수리 탈모가 이미 진행된 경우 향후 추가 이식이 필요할 가능성이 커 FUT가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웻젤 박사의 클리닉에서도 전체 수술의 약 60%가 FUT 방식이고, FUE는 40% 정도다. 그는 “대부분 환자가 FUE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주 짧은 헤어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경우에는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해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과거 FUT 수술로 생긴 흉터를 개선하기 위해 FUE를 병행하는 식이다.
모발이식, 꼭 알아야 할 5가지
1. 누구에게 적합한가
모발이식은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이 아니다.
모발이식 전문의 제러미 웻젤 박사는 “모든 환자가 수술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20대에 탈모가 시작된 경우는 40세 이후에 진행되는 경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머리숱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에게는 우선 약물이나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소 1~2년 이상 꾸준히 치료해 탈모가 안정기에 접어든 뒤에야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치료에도 불구하고 탈모가 계속 진행된다면, 반복적인 모발이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탈모가 심해질수록 이식 가능한 건강한 모낭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모낭의 건강 상태는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인도의 이식 전문의 라제시 라즈푸트 박사는 “후두부 모낭이 건강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족력도 중요한 변수다. 런던 미탈헤어클리닉의 마니시 미탈 박사는 “아버지·할아버지·삼촌 등 부계 가족 모두가 심한 탈모를 겪었다면 환자도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경우 모발이식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중등도의 유전성 탈모를 겪고 있고 후두부에 건강하고 영구적인 모낭이 남아 있는 사람이 이상적인 대상자다.
2. 시기의 중요성
많은 사람이 모발이식을 ‘마지막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이미 탈모가 심하게 진행됐다면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웻젤 박사는 “그럴 경우 수술이나 약물치료 모두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따라서 핵심은 초기에 탈모를 관리해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다.
특히 원형탈모증, 선상태선모낭염, 화농성 모낭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탈모라면 질환이 최소 2년 이상 안정기에 접어든 뒤에야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며, 수술 자체가 면역계를 자극해 재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3.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후두부에서 채취한 이식 모발은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에 비교적 강해 잘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수리와 앞머리의 기존 모발은 여전히 취약하다. 약물을 병행하지 않으면 이식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미탈 박사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 같은 약물을 꾸준히 복용할 경우 이식 효과는 보통 10년가량 지속된다. 예를 들어 30세에 첫 수술을 받았다면, 40세에 두 번째, 45세에 세 번째이자 마지막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경험 많은 의사들은 처음 수술에서 모든 모낭을 사용하거나 헤어라인을 지나치게 낮추는 것을 피한다. 미래의 탈모 진행을 고려해 여유를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4. 누가 시술하는가
모발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수술을 누가 집도하는가?”이다.
전통적인 FUT(절개법)에서는 의사가 절제와 봉합을 담당하지만, 모낭 분리와 이식은 기술자가 맡는 경우가 많다. 반면 FUE(비절개법)는 아예 기술자가 대부분 시술한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탈모 치료나 모발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에게 진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부 클리닉은 의사가 직접 수술에 관여하지 않거나, 심지어 자격이 없는 사람이 치료 계획을 짜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각종 협회 직함이나 자격증이 반드시 전문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미국 탈모협회에 따르면 일부 단체는 단순 등록과 회비 납부만으로 회원 자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국제모발복원외과의사연맹은 엄격한 사례 검증 절차로 업계 내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한편, ‘트리콜로지스트(모발 전문가)’는 의사가 아니다. 짧은 교육 과정만으로 자격을 얻을 수 있으며, 두피 관리 상담은 가능하지만 진단이나 처방은 할 수 없다.
5. 결과는 언제 나타날까?
모발이식의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대 1년이 걸린다. 수술 직후에는 이식된 모낭의 기존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오히려 숱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미국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대다수 환자들은 6~9개월 사이에 눈에 띄는 변화를 경험한다. 머리카락은 한꺼번에 자라지 않고 서서히 돋아난다.
회복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FUT는 절개와 봉합 때문에 약 2주, FUE는 약 1주일의 안정 기간이 필요하다. 또한 가려움, 이마 부기, 모낭염, 흉터, 감염, 모낭 탈락 등 부작용 가능성도 존재한다.
모발이식 후 회복 관리
수술 후 며칠간은 2~3시간 간격으로 얼음찜질을 하면 부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며칠 뒤에는 의사의 허락하에 아기용 샴푸로 조심스럽게 머리를 감을 수 있다. 단, 샤워기의 직접 분사는 피해야 한다. 특히 2주 동안은 모낭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이므로 빗질, 두피 마사지, 조이는 모자, 격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또한 흡연과 음주는 회복을 방해한다. 니코틴은 혈류를 방해해 모낭 회복을 저해하고, 알코올은 상처 회복과 혈액 응고를 방해해 수술 성공률을 낮춘다.
전문가들은 모발이식을 단순한 시술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경험 많은 의사의 세밀한 계획 수립, 환자의 신중한 판단이 모두 필요하다. 수많은 성공 사례가 있지만, 그 뒤에는 반드시 충족해야 할 조건들이 따른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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