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정글서 자란 4형제, 원주민에게 배운 ‘생존 기술’ 미국서 전수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평생 부족 친구들과 캥거루 사냥을 하고 벌레를 채집하던 시절은 지나고, 이제 허드슨 와일드(25)는 고향 플로리다에서 영상 제작에 몰두하며 소파에 눕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주 나이스빌에서 《에포크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자란 이야기를 들려줬다.
허드슨의 나이 다섯 살 때, 4형제는 선교사 부모와 함께 헬리콥터로만 접근 가능한 인도네시아 파푸아 고지대에 처음 도착해 원주민 부족 속에서 자랐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는 외부 원주민 가정 출신으로 와노 부족에 합류한 청년이다. 현재 와노 지역에도 휴대전화 신호가 터져 둘은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허드슨은 와노어에 능통하다.
“형제들과 저는 거의 본능적으로 와노어를 익혔어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배웠고 지금은 유창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형제들은 언어뿐 아니라 와노 부족으로부터 정글 생존 기술도 배웠다.
“그들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배웠지만, 우리가 그들에게서 더 많이 배운 것 같아요. 그 환경에 몰입돼 있었으니까요.” 와일드는 맨발로 밀림을 헤쳐 나가는 법, 동물 흔적을 식별하는 법, 덫을 놓는 법 등을 예로 들었다.

와노 마을. 와노 부족은 토양이 척박해지면 몇 년마다 새로운 장소로 이주한다. | Wild 형제 제공

Wild 형제들은 와노 부족과 함께 10년 이상을 보냈다. | Wild 형제 제공

와일드 형제들(왼쪽부터 아셔, 키안, 모건, 허드슨). | Wild 형제 제공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 이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영화 제작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현대 청소년들에게 이를 전하고 있다.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Off the Couch Into Creation(소파에서 벗어나 창조 속으로)’은 미국인들에게 어디에서든 모험을 즐기라고 원시적인 매력으로 호소한다.
“우리 4형제는 미국에서도 모험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도전했어요. 처음 돌아왔을 땐 소파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고, 우리가 겪었던 장대한 모험들은 여기선 공감하기 어려웠죠.”
형제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담은 4분짜리 영상 시리즈 ‘Trail Hacks’를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모험이 지금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과거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형제들의 부모가 가족의 와노 부족 생활을 리얼리티 프로그램 ‘Growing Up Wild‘를 통해 공개했을 때, 많은 이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매료됐다.
당시 겨우 예닐곱 살이었던 허드슨은 그리운 그 시절을 회상한다. 부족 공동체와의 첫 만남, 함께 떠났던 사냥, 축제를 앞두고 친구들과 얼굴에 페인트를 칠하던 기억, 악몽 같은 삶에서 벗어나 신앙을 찾은 주술사의 이야기, 그리고 산속에서 목격된 신비로운 개에 대해, 그는 과학적으로 그 정체를 밝혀냈다고 믿고 있다.

Wild 가족은 파푸아의 와노 부족을 만나기 위해 헬리콥터를 타야 했다. | Wild 형제 제공

와노 스타일로 지어진 정글 속 집에서 성경 공부 중인 Wild 가족. | 허드슨 와일드 제공

와노 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Wild 형제들. | Wild 형제 제공

와노 부족은 형제들에게 맨발로 정글을 걷는 법을 가르쳤다. | 허드슨 와일드 제공

와노 소년들은 부족을 돕기 위해 어린 나이에 성인 남성의 역할을 수행한다. | 허드슨 와일드 제공
2005년, 와노 부족은 헬리콥터에서 내린 하얀 피부를 가진 형제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부족 여성들과 남성들 사이에 둘러싸여 형제들은 말 대신 미소와 손짓으로 인사를 이어갔다.
“짐을 챙겨 아버지가 지은 새 집을 보러 갔어요. 집은 와노 스타일의 원형 구조였고, 다소 크고 수도와 기본적인 전기가 있었죠. 창문 너머로 많은 눈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형제들은 밖으로 나가 앞마당에 앉아 부족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고, 곧 와노 아이들이 ‘술래잡기’나 ‘땅따먹기’ 같은 놀이를 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놀이를 통해 우정을 쌓았다.
성장하면서 형제들은 남성들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현지 사냥에 참여하는 게 즐거웠어요. 직접 사냥한 적도 많지만 친구들만큼 잘하진 못했죠.”

장남 모건 와일드와 부족 친구. | 허드슨 와일드 제공

모건 와일드와 와노 부족 사람들이 파푸아 정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Wild 형제 제공
부모는 자녀들에게 친구들과 같은 복장을 하고 와노 문화의 아름다운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은 괜찮다고 가르쳤다. 다만, 기독교 신앙에 반하는 ‘죄’로 간주되는 부분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와노 아이들은 대개 10세 무렵 콧구멍 사이를 뚫고, 그곳에 형형색색의 새 부리를 꽂는다. 대부분의 와노 사람들은 새 깃털을 착용하며, 남성들은 천가방에 드레드락(머리카락을 땋아서 만든 장식)을 넣고 다닌다. 와일드 형제들도 이 같은 관습을 따랐다.
축제나 주요 행사 때면, 형제들은 와노 친구들을 따라 얼굴에 안료를 칠하곤 했다. 이 안료는 비틀 넛(빈랑) 등에서 추출한 것이었다.
“일종의 껌 같은 거예요. 입 안에서 아주 붉은 페이스트로 변하죠.”
이 의식은 형제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는 특별한 느낌이랄까요.” 허드슨이 말했다.
다만 형제들이 참여하지 않은 게 하나 있었다. 와노족의 ‘정령 숭배’였다. 와일드 가족은 선교사로 그곳에 있었으며, 그들의 말에 따르면 와노족을 ‘죄와 두려움의 감옥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였다.

형제들과 어머니 리비 와일드. | Wild 형제 제공

아버지 마이크 와일드가 와노 부족에게 성경을 전하고 있다. | 허드슨 와일드 제공
“그들은 자연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요. 그들은 영토령(territorial spirits)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믿고 있죠, 건강, 농작물의 성장, 사냥의 성공까지. 그래서 모든 영혼을 달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영혼을 달래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거나 신체 훼손, 심지어 인신 공양까지도 행해졌다고 말했다. 여성은 밤에 마녀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일부 여성은 실제로 목숨을 잃었다. 아내 구타는 흔한 일이었다.
허드슨은 한 지역 주술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밝고 좋은 사람이었어요. 함께 있으면 즐거웠지만, 어두운 면도 있었고 내적으로 매우 불안정했죠.”
“그는 영토령과 소통하곤 했어요. 종종 최근에 일어난 죽음을, 실제로는 사흘 전쯤 미리 전해 듣기도 했죠.”
이어 그는 주술사의 기적적인 변화를 회상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 어떤 것에 사로잡혀 있었고 아마 평생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진리와 자유, 곧 하나님이 악령을 포함한 모든 것의 창조주라는 사실을 깨닫고 변화했죠.”

(왼쪽) 와노 부족 남성, (오른쪽) 형제들은 와노 부족에게서 정글에서 길을 트는 법을 배웠다. | 허드슨 와일드 제공

와일드 가족과 몇 년을 보낸 와노 부족민. | Wild 형제 제공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뒤, 주술사는 허드슨에게 말했다.
“그렇게 깊이 잠든 건 처음이야.”
허드슨은 부족 전체의 변화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들의 삶은 더 이상 두려움에 지배되지 않고,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갔다.
선교 활동 외에도, 허드슨은 인도네시아에서 십대 시절 다양한 관심사를 가졌다.
“저는 등산을 정말 좋아했고,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곳을 찾아다니는 게 즐거웠어요.” 와노족의 영토는 매우 광활하며, 대부분은 미개척 산악 정글이다. 부족은 그 외곽에만 거주했다. 와노 전설에는 신비한 생명체에 대한 전설도 젼해졌는데, 이는 와일드의 청소년기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를 탐험으로 이끌었다.

(왼쪽부터) 와노 부족 남성과 모건 와일드. | Wild 형제 제공

Wild 형제들. | 허드슨 와일드 제공
“그 탐험은 약 5년 정도 이어졌을 겁니다. 우리는 와노 고산지대에 사는 정체불명의 개와 동물을 추적하려 했죠. 현지인들은 그 생물을 ‘음박응게(mbakngge)’라고 불렀어요.”
지나치게 사납고 공격적이라고 알려졌지만, 그 생물은 해발 3660m 이상 높이의 안개 낀 산꼭대기에 숨어 있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와일드 형제들은 그것이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태즈메이니아 호랑이(틸라신)’일 가능성, 또는 ‘뉴기니 싱잉도그(뉴기니 노래하는 개)’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사진 증거는 끝내 얻지 못했어요. 사냥을 하던 어느 날 밤, 한 번 마주친 적이 있었죠. 우리가 발견한 발자국과 기타 흔적을 바탕으로, 뉴기니 싱잉 도그라고 판단했어요.”
현재 와일드 형제들은 Trail Life USA와 함께 모험을 이어가며, ‘크로커다일 던디’ 스타일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다만 안전 수칙은 보다 철저히 지킨다. 또한 엔젤 스튜디오를 통해 리얼리티 TV에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박은주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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