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천재성을 꽃피운 5가지 일상 습관

독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하나로 꼽힌다. 서양 음악이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그의 교향곡·소나타·현악 4중주는 혁신성과 깊은 감동으로 음악사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청력이 점점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베토벤은 음악의 가능성을 넓혀 나갔다. 완전히 청력을 잃은 뒤에도 불후의 명작을 써냈으며 궁정의 후원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한 최초의 작곡가로 기록된다.
이러한 놀라운 성취의 바탕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규칙적인 생활이 있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베토벤이 지닌 천재성과 재능은 마치 밤하늘을 스치는 유성처럼 드물고 빛나는 것이었다.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인물이었지만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라도 부단한 노력과 단련이 없었다면 빛을 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타고난 재능에 철저한 규율이 더해질 때 비로소 경이로운 성과가 탄생한다는 사실을 베토벤의 생애는 잘 보여준다.

베토벤 초상화, 요제프 카를 슈틸러(Joseph Karl Stieler) 작. | 위키미디어 공용
우리처럼 베토벤만큼의 재능을 갖지 못한 사람이 성공을 이루려면 오히려 더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규칙적인 습관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평생 지켜온 다섯 가지 일상 습관을 소개한다. 이 습관은 오늘날 우리도 일상에 적용해 더 높은 수준의 효율성과 성공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침 의식
옛말에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달려 있다’고 했듯 일찍 일어나는 습관만큼 좋은 것이 없다. 베토벤 역시 매일 새벽 6시 무렵 기상해 해가 떠오르기 전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그의 아침 의식 중 하나는 커피였다. 원두를 정확히 60알 세어 내려 마시는 습관을 철저히 지켰는데 이는 단순한 음료 준비가 아니라 창작 전 심리적 긴장을 풀고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일종의 의식이자 준비 과정이었다. 동시에 검소함에 대한 그의 성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즉시 창작에 몰입
베토벤은 매일 아침 정성껏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신 뒤 오전 6시 30분이면 호두나무 무늬 책상 앞에 앉아 작곡에 몰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그 역시 하루 중 가장 생산적인 시간대를 오전으로 여겼고 어떤 사소한 일도 창작을 방해하도록 두지 않았다. 그는 거의 온종일 작품 구상과 집필에 전념했으며 대체로 오후 2시 반까지 작업을 이어가곤 했다.
전략적 휴식
베토벤은 긴 작업 시간 속에서도 전략적으로 휴식을 배치했다. 그는 정오 무렵이면 푸짐한 식사를 했고 종종 손님을 초대해 함께 식탁을 나눴다. 또, 독특한 방식으로 머리를 식히며 새로운 영감을 얻곤 했다. 세면대 앞에 서서 큰 물주전자로 손에 찬물을 붓고는 곡조를 흥얼거리거나 노래를 부르며 현재 구상 중인 작품을 떠올렸다. 짧은 산책 또한 그에게 창작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휴식 방법이었다.
규칙적인 운동
베토벤은 작업 도중 짧은 산책으로 머리를 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저녁 무렵에는 몇 시간씩 이어지는 활기찬 장거리 산책을 즐겼다. 그는 언제나 연필과 악보지를 지니고 다니며 불현듯 떠오르는 선율을 즉시 기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렇게 적어둔 메모와 악상은 그의 습작 노트에 남아 지금까지 전해진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의 일상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작품을 다듬는 데 들인 집요한 정성과 세심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베토벤은 한 곡을 완성하는 데 수년을 들이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교향곡 5번》은 1804년부터 구상했으나 최종적으로는 1808년에야 세상에 나왔다.
사회적 교류 유지
수 시간의 작업과 산책, 창작의 몰입을 마친 뒤 베토벤은 저녁 시간에는 사교 활동이나 음악회를 통해 스스로를 풀어냈다. 그는 단골 술집과 여관, 레스토랑, 카페를 즐겨 찾으며 친구들과 맥주를 나누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이어갔다.
당시 오스트리아 관리 에두아르트 클로손(Eduard Klosson)은 어느 모임에서 베토벤을 스케치했는데 긴 파이프 담배를 문 채 의자에 기대어 앉아 다소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해진다.
겨울철에는 주로 집에 머물며 독서로 시간을 보냈다. 다른 예술가나 지식인들과 달리 그는 자신을 과도하게 혹사하지 않았고 대체로 밤 10시면 잠자리에 들며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했다.
현대의 독립 음악가 메리 스펜더(Mary Spender)는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베토벤의 일과를 직접 실천해 본 경험을 소개하며 “베토벤처럼 공부하고 일하면서 과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창작을 지속하고 성장하려면 매일 무대에 오르듯 꾸준히 자리에 앉아 작업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는 예술가뿐 아니라 인생과 직업에서 성취를 바라는 모든 이에게도 적용되는 교훈이다.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원석이 끊임없는 갈고닦음을 통해 빛나는 보석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꾸준한 노력이 쌓일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 이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 인물이 바로 베토벤이었다.
*서이경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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