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색칠한 모형이 아닙니다…스리랑카 정글 속 희귀한 새들

2025년 07월 29일 오후 8:01
토니 드보락이 촬영한 스리랑카 파랑어치. | Courtesy of Tony Dvorak토니 드보락이 촬영한 스리랑카 파랑어치. | Courtesy of Tony Dvorak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평범한 사무직으로 일하는 토니 드보락(46)은 쉬는 시간마다 카메라를 들고 새를 찾아 나선다. 도시 한복판에 있는 숲이 우거진 묘지는 그에게 작은 쉼터 같은 장소다. “콘크리트 숲 속의 푸른 오아시스 같아요.”

그날도 조류 애호가들 사이에 화제가 된 소식을 듣고 묘지를 찾았다. “화려한 노란색 깃털을 가진 프로토노터리 워블러(Prothonotary Warbler) 수컷이 나타났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나무 아래서 곤충을 찾던 그 새를 발견하자 그는 곧바로 셔터를 눌렀다. “이 새는 번식기에는 부리가 검은색으로 바뀌는데, 정말 매력적입니다.”

토니 드보락이 뉴욕주 버펄로의 포리스트 론 묘지에서 이 프로토노터리 워블러를 촬영했다. | Courtesy of Tony Dvorak

그 프로토노터리 워블러는 버펄로 출신 사진작가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 Courtesy of Tony Dvorak

드보락이 본격적으로 새를 찍기 시작한 건 디지털카메라가 막 보급되던 시기였다. 처음에는 눈올빼미를 찍다가 우연히 워블러(warbler)를 만나면서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작고 화려한 모습에 완전히 매료됐죠.”

그는 북미 지역에서 번식하는 워블러 50종을 모두 관찰하는 목표를 이미 달성했지만, 사진으로 모든 종을 담기 위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년 인도 출장길에서는 인도롤러(Indian Roller)라는 보석처럼 푸른 새를 차 안에서 촬영하는 행운도 누렸다. “울타리에 앉아 메뚜기나 딱정벌레를 잡는 새인데, 뉴욕에서는 볼 수 없죠. 너무 긴장해서 손가락이 떨릴 정도였어요.”

인도롤러. | Courtesy of Tony Dvorak

최근엔 스리랑카의 신하라자 숲에서 평생 꿈꾸던 희귀한 스리랑카 파랑어치(Sri Lanka Blue Magpie)와 마주했다. 그는 이 새를 두고 “어린아이가 크레파스로 색칠한 듯한 비현실적인 색감을 지녔다”고 표현했다.

드보락이 ‘성배 같은 새’라고 부르는 스리랑카 파랑어치. | Courtesy of Tony Dvorak

몇 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그 새가 가까이 다가왔고, 드보락은 그 감격적인 순간을 사진에 담았다. “오래 기다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습니다.”

드보락은 루시 워블러(Lucy’s Warbler), 골든치크 워블러(Golden-cheeked Warbler), 페인티드 레드스타트(Painted Redstart) 등 다양한 새를 찍었고,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앨곤퀸 주립공원에서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숲에서 저녁방울새와 솔방울새 같은 희귀한 새들을 촬영했다.

최근에 찍힌 토니 드보락의 사진. | Courtesy of Tony Dvorak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워블러 중 하나인 노던파룰라. | Courtesy of Tony Dvorak

맹그로브 워블러. | Courtesy of Tony Dvorak

인도 방갈로르에서 촬영된 퍼플럼프드 선버드. | Courtesy of Tony Dvorak

퍼플럼프드 선버드. | Courtesy of Tony Dvorak

세룰리언 워블러. | Courtesy of Tony Dvorak

아시아 에메랄드비둘기. | Courtesy of Tony Dvorak

스칼렛 태너저. | Courtesy of Tony Dvorak

특히 한때 가장 큰 도전 과제였던 코네티컷 워블러(Connecticut Warbler)를 위스콘신 늪지에서 찍었던 순간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새소리를 듣고 곧바로 차를 멈추고 뛰어내렸죠. 그 순간엔 긴장감과 차분함이 동시에 몰려옵니다.”

사진작가가 오랫동안 ‘천적 같은 새’라고 불러온 코네티컷 워블러. | Courtesy of Tony Dvorak

페인티드 레드스타트. | Courtesy of Tony Dvorak

페인티드 번팅. | Courtesy of Tony Dvorak

노던파룰라. | Courtesy of Tony Dvorak

후디드 워블러. | Courtesy of Tony Dvorak

드보락은 희귀한 새를 만날 때 완전히 몰입하며, 그 순간만큼은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새를 찍을 때 그는 오직 새와 빛, 배경만을 생각하며 셔터를 누른다. “카메라 뒤에 있으면 세상 모든 고민이 사라져요.”

*박병원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