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놀랍도록 매혹적인 이야기

유머와 명료함, 열정이 담긴 리처드 파넥의 ‘창조의 기둥…’, 우주 망원경을 만들고 발사, 사용하는 수학과 과학 제시

2025년 03월 19일 오후 12:49

미국의 과학 작가 리처드 파넥(Richard Panek)은 가장 복잡한 과학에 가장 복잡한 ‘작업’을 도입해 그 모든 것을 아주 간단명료하게 만들었다. 그의 새로운 작품 ‘창조의 기둥: 제임스 웹 망원경이 우주의 비밀을 여는 방법(Pillars of Creation: How the James Webb Telescope Unlocked the Secrets of the Cosmos)’에서 그는 독자들에게 비교적 최근 발사된 매우 강력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역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망원경의 역사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중량감 있는 주제에도 불구하고 다소 짧은 편이다. 21세기 최고의 기술과학적(techno-scientific) 진전은 아닐지라도 가장 위대한 것 중 하나를 선택해 그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우주론적 전문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유머(코미디 영화 ‘Spinal Tap’의 유머 포함)를 풍부하게 쓰고, 이해하기 쉬운 그래픽을 사용해 독자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파넥은 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아주 교묘하게 구성돼 있다. 우주론의 역사적 관점과 초기 창시자들, 망원경의 영향력과 망원경의 제작 방식,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제작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 몰두했던 20세기 과학자들, 주로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끌어올리며 잘 짜여 있다. 파넥은 역사와 사람들, 기술 발전을 매끄럽게 연결해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구사일생

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은 단지 모든 것이 제대로 된 것에 관해서만 기술하지 않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를 거의 떠나지 못할 뻔할 정도로 잘못된 일이 많았다. 사업이 지체돼 발사 날짜가 10년 넘게 지연됐을 뿐만 아니라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로 예상됐던 프로젝트 비용도 진행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수십억 달러, 좀 더 정확히는 88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로 완료됐다. 물론 미 항공우주국(NASA)과 정부 기관이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적시에, 그리고 비용 효율이 높게 진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파넥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아이디어가 1990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궤도에 진입한 직후 시작됐음을 언급한다(현재 허블은 지구에서 325마일, 약 523.6km 떨어져 있다). 파넥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문제와 함께 망원경의 기본 거울이 초점을 잃었을 때와 같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드라마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한다. 만약 이 문제가 수정되지 않았다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단순한 아이디어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파넥은 거울을 고쳤을 때 허블 우주망원경이 “다시 사업을 시작했고,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에서 가져온 이미지는 사람들이 우주를 보는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었다. 파넥은 “그러한 발견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 천문학자들은 과학 역사에서 이렇게 특별한 순간 천문학자가 됐다는 자신들의 행운을 믿기 어려웠다”고 적었다.

가장 열정적인 작가

“이제 우주 탐험은 우주를 직접 보는 것을 의미했다”라고 그는 적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컴퓨터 데스크탑 앞에 앉아서… 유선 전화기의 마이크와 이어폰 끝을 모뎀의 대응하는 쿠션에 꽂고, 제공업체 번호를 눌러 연결한 뒤 MRI 검사를 받을 때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재즈 음악을 기다리며, 화면 하단의 수평 막대를 모니터링하고… 그리고 운이 좋다면 우주와 시간에 대한 당신의 이해를 바꿀 수 있는 이미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단락은 파넥의 글이 보여주는 유머와 좋은 느낌뿐만 아니라 그의 열정을 잘 보여준다. 그가 이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 커뮤니케이터 중 한 명이 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과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을 이해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은 대단한 성취다. 특히 수학과 과학 과목을 항상 힘겹게 배워온 사람, 바로 필자 같은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완전히 매혹적인 것

누구라도 수학이나 과학에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우주 망원경을 통해 우주론자들이 이뤄낸 성과와 계속해서 이루어가고 있는 성과를 이해하기 위해 수학이나 과학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없어도 괜찮다. 이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며, 이렇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다.

갑자기 인간은 수십억 광년의 우주를 볼 수 있게 됐고, 그 결과(이것이 책의 재미있는 수학이다) 은하, 행성, 위성, 성운, 블랙홀 등 과거와 우주의 기원에 더 가까워졌다. 파넥은 “간단히 말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시험하는 것”이라고 기술했다.

책 전반에 걸쳐 독자는 필연적인 의문 ‘저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답을 제시받는다.

그리고 물론 약 9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가 투입된 이 망원경 제작에 필요한 과학도 있다. 이 망원경은 100만 마일(약 160만km) 떨어진 우주로 발사돼 ‘라그랑주 지점(LaGrange point)’이라 불리는 곳에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L2 지점이 바로 그 자리인데 이곳은 지구의 그림자 속에 있어 태양의 열로부터 보호받는다.

그 열을 처리하기 위해 ‘각 층이 긴 테니스 로브의 길이(약 10~15m)와 티슈의 너비인 5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태양광 차폐막’이 망원경에 장착됐다. 이 태양광 차폐막은 한쪽 면에서는 섭씨 영상 수백 도를 견디고 다른 쪽 면에서는 영하 수백 도를 견딜 수 있어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망원경의 18개 육각형 모양의 거울 기술도 고려해야 했다.

정말 모든 것이 매우 매혹적이다. 파넥은 역사, 과학, 그리고 그 결과물들을 아름답게 포착해 책에 담아냈다. ‘창조의 기둥…’은 필자가 오랫동안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책 중 하나였다. 정말로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 우주망원경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창조의 기둥: 제임스 웹 망원경이 우주의 비밀을 여는 방법(Pillars of Creation: How the James Webb Telescope Unlocked the Secrets of the Cosmos)’ 표지

<책 소개>
-제목: ‘창조의 기둥: 제임스 웹 망원경이 우주의 비밀을 여는 방법(Pillars of Creation: How the James Webb Telescope Unlocked the Secrets of the Cosmos)’
-저자: 리처드 파넥( Richard Panek)
-출판사:‘리틀, 브라운 앤 컴파니(Little, Brown, and Company)’, 2024년 10월 22일 출간
-분량: 양장본 256 페이지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