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부러진 삼성전자 주가…‘4만 전자’로 내리막

하정현
2024년 11월 14일 오후 5:41 업데이트: 2024년 11월 14일 오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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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결국 ‘4만 전자’로 추락했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00원 내린 4만 9,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일 대비 1.38% 하락한 수치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4만 원대로 주가를 마감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15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4만9,900원에 마감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 8월 56%대에서 이날 51.87%까지 하락했다. 50% 선 붕괴 위협을 직면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12월(49.67%)이 마지막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주요 원인으로 HBM(고대역폭 메머리) 기술 격차 및 범용 D램 제품 논란 등을 지목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격차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는 범용 D램 제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자 지난 13일 기준 삼성그룹(17개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는 500조 원을 밑도는 490조 39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그룹 시총은 지난 7월 기준 720조를 돌파한 바 있으나 넉 달 만에 230조 원이 증발한 것이다.

반등의 여지도 상당하다. 증권가 관계자는 “3분기 삼성전자는 고부가 HBM3E(5세대 HBM)의 양산이 본격화되며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산 중인 HBM3E 8단과 12단의 엔비디아 공급 여부에 따라 사업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자, 외환당국이 사실상 구두 개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구두 개입은 보유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직접 개입)과 달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정책 수단이다.

당시 회의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도 참석했다. 참석자들 모두 향후 어려움이 예상되는 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