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8600만 대로 전 세계 판매량의 약 24%를 차지했다. 이 세계 최대 시장에서 2022년 삼성 스마트폰이 점한 점유율은 1% 미만이다. 하지만 삼성은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잃고도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1위를 지켰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이 22%를 차지했고 애플이 19%, 샤오미가 13%, 오포(OPPO)와 비보(VIVO)가 각각 9% 차지했다.
이는 중국 시장이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혹자는 스마트폰 업계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글로벌 브랜드는 주로 한국과 미국, 중국에 집중돼 있다. 미국의 애플은 주로 고가폰을 생산하고, 중국의 샤오미·오포·비보는 중저가폰을 생산하고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시장에서 밀려났고, 한국 삼성은 고중저가 폰을 생산한다. 삼성이 판매량이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자동차처럼 경쟁이 치열한 업계는 어떨까? 중국 시장을 잃고도 건재할 수 있을까?
실제로 중국은 2009년 이후 줄곧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2022년 전 세계 신차 판매량 8098만 대 중 중국 시장 판매량은 2826만4000대로 34.91%를 차지했다. 그 어떤 자동차 회사도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
한때 중국에서 5개 공장을 운영하던 현대차그룹은 2016년 연간 180만 대 가까운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 당국의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판매량이 6년 연속 줄어 2022년에는 34만 대까지 줄었고 중국 시장점유율도 1%대로 추락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빠른 사업 방향 전환을 거쳐 2021년 중국 공장 1곳을 매각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 6월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국 공장 2곳을 더 매각하고, 중국 내 제품 라인업도 현재의 13개에서 8개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시장 철수 이후 현대차그룹(기아차 브랜드 포함)은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판매량은 685만 대로 도요타, 폴크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3위로 올라섰다. 사드 사태가 터지기 전 중국 시장에 의존하던 때는 글로벌 5위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해 142조5000억 원에 이르렀고, 순이익은 40.2% 늘어나 8조 원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처음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 10%(10.8%)를 돌파했고, 유럽 시장 점유율도 9.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서는 처음으로 81만 대를 팔아 2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늘었다.
이에 비해 2022년 세계 1위 도요타는 중국에서 194만600대를 팔아 글로벌 판매량의 18.5%를 차지했고, 2위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318만대를 팔아 글로벌 판매량의 38.3%를 차지했다. 그만큼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글로벌 판매량 3위인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글로벌 판매량의 5%에 불과하다. 이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은 세계의 일부일 뿐이고, 세상은 넓고 사업 기회는 무한하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축소)’ 전략으로 오히려 매출을 끌어올린 사례는 또 있다. 한국 재계 9위인 HD현대그룹 산하 2개 자회사인 굴착기와 휠로더 등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도 중국 사업을 대폭 축소한 뒤 실적이 오히려 급증했다.
중국은 2020년 이미 세계 최대 굴착기 시장이 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부터 이 두 회사는 중국 시장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국 시장 비중은 2020년 46%에서 2021년 29%, 2022년 16%, 2023년 8%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중국 비중도 2020년 29%에서 올해 상반기 5%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북미·유럽·신흥국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두 회사의 전체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HD현대인프라의 매출액은 2020년 3조9881억 원에서 2022년 4조7561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도 2020년 2644억 원에서 2022년 3325억 원으로 늘어났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거대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실존하는 리스크를 떠안고 목을 맬 정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국 지식 공유 커뮤니티 ‘즈후(知乎)’에는 “삼성 휴대폰이 중국 시장을 잃었는데도 왜 세계 판매량 1위를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이런 대답들이 달렸다.
“같은 질문을 수십 개 더 할 수 있다. 왜 아마존은 중국 내 전자상거래 사업을 포기했는데도 여전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인가? 왜 구글은 중국에서 철수했는데도 여전히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가? 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와츠앱은 모두 중국 시장을 포기했는데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 미디어인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애플TV+는 왜 모두 중국 시장을 포기했는데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트리밍 플랫폼들인가?”
그야말로 오만방자함과 무지가 극에 달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 자의 뺨을 후려치는 일격이 아닌가?
중국 공산당이 중국 시장을 과도하게 부풀려 세계인을 현혹하고 경제적 협박 도구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 이 전략도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이미 중국 공산당의 사악한 늑대 본성을 간파하고 중국 시장에서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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