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우스, 비너스, 카이사르를 한 곳에서 만나다, ‘그리스・로마실’ 신설

류시화
2023년 06월 16일 오후 5:58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5
TextSize
Print

기원전 1세기, 우리에겐 ‘시저’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초상 조각이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그가 입은 옷의 주름과 매듭, 눈썹의 주름까지도 섬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지혜의 여신 아테네, 즉 미네르바의 갑옷에 메두사의 머리와 뱀의 모습이 실감 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상적인 인체를 완벽하고도 아름답게 묘사한 베누스, 즉 비너스의 조각상이 우아한 자태로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에 빠지게 합니다.

또한,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이자 로마 신화 속 유피테르로 불리는 제우스의 조각상이 멋진 그래픽 효과와 함께 진열되어 우리가 신들의 세계에 들어왔음을 느끼게 합니다.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이 네 번째로 개최한 세계 문명·문화 주제관 전시인 ‘고대 그리스·로마실’ 언론공개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윤성용 | 국립중앙박물관장]

“이번 전시에서는 그리스와 로마 두 나라의 특별한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을 함께 진행했던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이 이번 상설전도 공동으로 기획하였습니다.

총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준비한 이번 전시에서는 그리스의 문화를 받아들인 로마의 문화를 주제별로, 특징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1부 ‘신화의 세계’에서는 그리스의 신화를 로마인들이 받아들이며 신과 세상에 대한 세계관을 공유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신의 이름을 찾고 얼굴을 살펴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양희정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요즘 학생들이 그리스·로마의 신과 신화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전시실에서 실물로 작품들을 확인하면서 (관객들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지식과 실제 그리스·로마 사람들이 만들었던 신상과 비교해 보시는 재미를 누리셨으면 좋겠고요.”

2부 ‘인간의 세상’에서는 신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예술로 표현한 당대 인물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2세기는 그리스가 로마에 점령당하는 역사적 상황이 동반되었지만, 로마인들은 그리스의 예술을 받아들이고 로마 예술의 깊이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로마 역사 속 여러 황제와 인물, 당대 복식을 잘 묘사한 조각뿐만 아니라 그들이 일상에서 사용했던 여러 식기를 통해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3부 ‘그림자 제국’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의 사후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죽음으로 삶이 완전히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존재 형태로 이행하거나 전환된다고 생각한 그들은 무덤과 장례 의식에 큰 의미를 부여해 무덤을 장식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아울러 이번 상설전이 특별한 것은 단순히 그리스·로마의 작품을 직접 접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빈미술사박물관의 수장고에 오랜 기간 보관되어 있다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된 작품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오르크 플라트너 | 빈미술사박물관 그리스로마 컬렉션 관장]

“오늘 전시되는 작품 중 약 절반은 대중에게 공개적으로 전시된 적이 전혀 없는 작품들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시는 인류의 공동 세계문화유산을 발전시키고 발표하는 데에도 기여하는 것입니다.”

2027년 5월까지 약 4년간 열리는 이번 상설전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그리스와 로마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접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3층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