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다. 이후 미국, 캐나다를 방문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9월 18일부터 9월 24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에 나선다. 영국 런던에서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國葬)에 참석한다. 미국 뉴욕에서는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다. 영연방 주요 회원국인 캐나다에서는 경제 외교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을 비롯하여 다른 순방 일정에 동행한다.
9월 12일,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목적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경제 외교의 기반을 확대하는 데 있다.”며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조문(弔問) 외교를 펼친다. 첫 일정으로 9월 19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성당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國葬)에 참석한다. 김성한 안보실장은 이와 관련하여 “윤석열 대통령이 첫 방문지인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해 여왕을 추모하고 영국 국민과 왕실에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장례와 관련하여 장례식에 참석하는 정상들은 전용기가 아닌 상업용 항공을 이용하고 장례식장까지는 런던 서쪽의 한 장소에 모여 버스로 함께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공간이 한정된 점을 고려해 정상 본인과 배우자 또는 이에 준하는 한 명만 초청된다.
김성한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는 이유에 대해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고 4000명 규모의 전사자와 부상자를 낸 참전국이다.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와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긴밀히 협력해 온 우방국이다.”라고 설명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서는 “영국 역사상 최장기 재위 군주로서 영국 및 영연방 국가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냉전 시기는 물론 그 이후에도 자유주의 국가 간 연대를 몸소 실천해온 분이다.”라고 평가했다. 여왕과 한국의 인연에 대해서는 “1999년 4월, 영국 군주 최초로 방한했으며 생전에 우리 측 인사를 만나면 안동 하회마을에서 받았던 생일상을 자주 언급하시는 등 각별한 인연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한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참석 결정은 한영 관계의 역사적 인연, 엘리자베스 2세의 업적, 한국에 대한 고인의 애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이다”라고 배경 설명을 했다. 국장 참석 세부 사항은 의전 채널을 통해 영국과 협의 중이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장례식을 계기로 런던에 총집결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핵심 지도자들과 자연스럽게 만나 국제 사회와의 연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루히토 일왕,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장례식장에서 조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에 이어 다음 순방 목적지는 미국 뉴욕이다. 김성한 실장은 뉴욕 유엔총회 참석 일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9월 20일 고위급 기조연설 첫날 연설할 예정이다.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 유엔 사무총장 면담, 동포 사회와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 연설도 사상 최초이다. 기조연설 내용에 대해서 김성한 안보실장은 “이번 총회 주제는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전환점, ‘워터쉐드 모먼트(Watershed moment·분수령)’에 놓여있다고 보고 복합적 도전에 대한 변혁적 해결책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제 현안 해결의 실질적 해결, 보편적 가치에 기반하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순방 일정 중 각국 정상·행정수반들과 양자 회담도 예상된다.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뉴욕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만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일본과 양자 정상회담이 될지, 약식회담일지 모르지만 현재 회담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 외에 미국을 비롯한 1~2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참석과 유엔총회를 제외한 윤석열 대통령의 3개국 순방 일정은 ‘경제 외교’에 집중돼 있다. 김성한 안보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외 일정은 경제 성장동력 확보와 첨단산업에서의 국제협력 증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 이어 방문할 캐나다에 대해서 김성한 실장은 “캐나다는 제2의 광물자원 공급국이자 리튬·니켈·코발트 등 2차전지, 전기차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생산국이며 인공지능(AI) 선진국이다. 우리 기업은 배터리 분야에서 캐나다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추진 중이다.”라고 순방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캐나다 방문은 디지털·AI, 안정적이며 회복력 있는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공조를 심화할 계기 마련을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 일정 중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 한국 기업이 피해가 없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는 경제 안보를 위한 공조 심화 방안이 각각 논의될 전망이다.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는 캐나다는 전통적 우방국으로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의 카운터파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