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제가 2분기 연속 위축되면서 2022년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둡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가들 “홍콩 경제의 2022년 성장률 0%로 예상”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홍콩 경제는 코로나19 봉쇄 정책, 무역 침체 및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 추세 등 악재와 씨름하면서 경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홍콩 경제 성장률을 0%로 전망했다. 지난 분기 설문조사 당시 1%에서 또 한 번 하향 조정한 전망치다. 3분기와 4분기 성장률 추정치도 각각 2.3%와 4.1%에서 1.8%와 2.9%로 낮춰 잡았다.
홍콩 당국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홍콩 당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1분기 -3.9% 성장에 이어 2분기 -1.4%를 기록했다.
홍콩 재무 장관 폴 찬은 “8월 중순 2022년 연간 GDP 성장 전망치를 더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고까지 내놨다.
홍콩 당국은 지난 5월에도 올해 GDP 성장 전망치를 올해 초 전망치 2~3.5%에서 1~2%로 한 차례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수출입 감소 등 경제 타격
블룸버그는 홍콩의 1·2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중국 본토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홍콩의 최대 교역 시장이다. 이런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도시를 봉쇄했고 그 결과 경제가 위축되면서 홍콩의 수출입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매달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홍콩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 5, 6월 두 달 연속 위축됐다.
블룸버그는 대중국 수출이 위축된 것 외에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인해 홍콩 인구가 감소한 것도 경제 침체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당국이 지난 1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홍콩 인구는 6월 30일 기준 729만 명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12만 1천500명(1.6%)이 줄었다. 6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홍콩 당국, 해외입국자 격리 완화로 경제활동 활성화 기대
다만 홍콩 당국은 홍콩과 중국이 코로나 방역 통제를 완화할 경우 경기침체가 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8일 홍콩 정부는 오늘(12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격리 기준을 7일간 호텔 격리에서 ‘호텔 3일+재택 4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입국자 격리 기간을 단축하면 관광객은 물론 사업 방문자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홍콩 당국의 예상이다.
게다가 하반기에 개최하는 대형 국제 행사들이 글로벌 금융허브의 위상을 높이고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홍콩의 코로나 봉쇄 정책에 불만을 품은 금융계 사람들이 많이 떠났고, 금융 관련 국제 행사도 홍콩 대신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상황이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 SA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격리 완화가 (홍콩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며”홍콩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이동성이 문제다.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하는것은 홍콩에 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홍콩의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경제 활동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통제가 지속되는 것이 경제 회복에 장애 요인”이라며 “중국 본토의 방역 정책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홍콩의 코로나 봉쇄도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치는 이번 주 홍콩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예측치인 1%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