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사실상 바이든의 외교 정책에 대한 시험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을 크게 늘렸다”고 보도했다.
한 산업 전문가는 석유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국이 암시장을 통해 석유를 할인된 가격으로 수입한다고 밝혔다.
‘적절한 에너지를 위한 시민들’ 의장인 존 호프마이스터는 “시장에 석유가 나오면 그들은 구매할 것”이라며 “그런데 그들은 왜 미국의 생각에 신경을 쓸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미중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다. 중국은 미 국무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강조하려는 것일 수 있다. 그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건 그게 가능하고 또 간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 업체인 케이플러는 중국이 이번 달에 이란에서 9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수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년 전 미국의 이란에 대한 원유 금수 조치 이후 최대 물량이다.
호프마이스터는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영향력을 잃었다. 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바이든이나 트럼프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석유 거래를 추적할 수 있는 중앙 무역 정보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거래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른다. 텅 빈 배가 나타나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석유를 가득 싣고는 사라진다. 종종 배 이름을 바꾸거나 유조선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신호기를 끄고 운항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이란으로 원유를 싣고 가는 중국 소유 선박의 위치를 추적한 일이 있고 나서부터 신호기를 끄고 운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2019년에 보도한 바 있다.
호프마이스터는 “중국은 미국을 쇠퇴하는 제국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정권은 자신에게 유리한 법률만 따르며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선박을 보내 중국이 암거래하는 석유를 압수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고도의 불안과 국제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