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고령층에는 접종하지 않겠다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9일 유럽의약품청(EMA)의 권고에 따라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EU 내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회원국 보건 당국은 고령층에서 이 백신의 효과에 대한 충분한 자료가 아직 없다는 이유로 접종 권고 연령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은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이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아일랜드 보건 당국도 현재로서는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핀란드는 70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벨기에는 55세 미만에게 이 백신 사용을 권고했다. 이탈리아는 55세 미만에게 우선 사용을 권고했다가 최근 55세 이상이라도 건강하다면 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수정된 의견을 내놨다.
EU 회원국이 아닌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노르웨이가 65세 이상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의 경우 제출된 자료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을 보류했다.
EMA는 앞서 이 백신 임상 시험 참여자 대부분은 18∼55세로, 이 백신이 55세가 넘는 연령대에 얼마나 잘 작용할지를 나타내는 수치를 제공하기 위한 충분한 결과는 아직 없다고 밝히 바 있다.
그러나 EMA는 해당 연령대에서 나타난 면역 반응 등을 고려할 때 보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EMA 과학 전문가들은 이 백신이 고령층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영국을 비롯해 인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모든 성인에게 이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고령층을 포함해 모든 성인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영국과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측은 이 백신이 고령층에도 효과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을 이끈 앤드루 폴러드 옥스퍼드대 교수는 전날 BBC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들의 백신이 고령층에도 훌륭한 면역반응을 끌어낸다고 주장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도 전날 “우리는 과학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과학은 매우 명확하다”라면서 “옥스퍼드대 논문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작동할 뿐 아니라 매우 잘 작동하는 것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BBC 방송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EU에서 폭넓게 사용이 가능해지면, 더 많은 자료가 나와 각 회원국 당국의 의견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