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무너진 캄캄한 건물 잔해 아래 갇힌 가족.
네 아이와 함께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엄마는 필사의 힘을 다해 건물 벽을 두들겼다.
생존자를 찾던 구조대의 귀에 이 소리가 들렸다.
구조대가 소리 나는 방향으로 잔해를 파고 들어가자 여성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터키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네 자녀와 함께 갇혔던 38세 여성이 23시간 만에 구조됐다.
11세 쌍둥이, 7세 아들, 3세 딸과 함께 아파트 잔해에 갇혔던 엄마 세헤르 페린첵은 구조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쉴새 없이 무너진 잔해를 두드렸다.
건물 잔해를 돌로 치는 소리를 들은 수색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안쪽으로 진입했고, 페린첵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색대원들은 페린첵과 주변에 있던 세 아이를 차례로 구조했다.
수색대원 쳄 베하르는 “건물 잔해로 들어갔을 때 페린첵은 벽을 치고 있었고, 더 들어가자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3시간에 걸친 구조 작업 끝에 페린첵과 세 아이는 극적 구조됐다.
건물이 무너진 지 23시간 만이다.
잔해 더미에서 페린첵과 아이들이 보일 때 수색대원들은 박수를 치며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수색대원들은 페린첵 주변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다른 한 명의 아이는 찾지 못했다.
현재 수색대원들은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구조됐다는 기쁨도 잠시. 구조된 아이 중 한 명이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숨진 아이는 30일에 집계된 지진 사망자 37명 중 한 명이 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터키와 그리스 사이 에게해에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해 건물이 붕괴되고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1일 현재까지 확인된 전체 지진 사망자는 모두 60명이다.